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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범어사 강주 지오 대강백 영결식 및 다비식 봉행

  • 교계
  • 입력 2023.07.02 21:02
  • 수정 2023.07.05 14:43
  • 호수 1688
  • 댓글 0

7월1일, 금정총림 범어사 보제루 및 연화대
범어문도장…전국서 사부대중 운집해 추모
평생 후학양성·역경 매진한 강사이자 율사
7월3일 초재부터 6재까지 용인 관음사
8월14일 막재는 서울 불광사서 봉행

평생 후학 양성과 역경 불사에 매진한 전 범어사 강주 정혜당 지오 대강백의 영결식과 다비식이 금정총림 범어사에서 엄수됐다. 

금정총림 범어사 정혜당 지오 대강백 범어문도장 장의위원회는 7월1일 선찰대본산 금정총림 범어사에서 ‘정혜당 지오 대강백 영결식 및 다비식’을 봉행했다. 이날 영결식과 다비식이 봉행된 금정총림 범어사에는 예보된 장맛비도 멈춘 적멸의 날씨 속에서 의식이 진행됐다.

법석에는 지유, 대성, 계전 스님 등 동산 문도 1대 상좌 스님, 지정 스님을 비롯한 광덕문도회 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정여,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을 비롯한 동산 문도 스님들과 범어사 말사 주지 스님 등 제방의 원로 대덕 스님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부산 범어사, 서울 불광사, 용인 관음사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스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재가불자 등 사부대중이 운집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법회는 범어사 보제루에서 명종 5타를 시작으로 개식, 삼귀의, 범어사 상노전 창선 스님의 집전에 따라 영결법요 의식이 봉행됐다. 동명사 회주 지명 스님이 지오 스님의 행장을 소개했으며 추도 입정 후 금정총림 범어사 지유 대종사의 법어, 금하광덕문도회 문장 지정 스님의 영결사, 범어사 주지 보운 스님의 추모사, 조원호 전 불광사·불광법회장의 조사가 이어졌다.

지유 대종사는 추모 법어에서 지오 스님을 향한 질문을 먼저 던졌다.

“지오 스님. 이 소리가 들립니까? 들리면 들린다고 답을 해 주십시오. 육신을 하직한 지금 심정이 어떻습니까? 편안하십니까?”

이어 스님은 “마음은 일체에 물들지 않으며 본래 결함 없이 모든 존재가 갖추고 있다”며 “스님의 열반을 마주하는 사부대중은 다른 생각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오직 이 마음이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변함없는 부처님이라는 진리를 새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지정 스님은 영결사에서 “스님의 지혜롭고 자상한 모습이 우리 문도들에게는 교훈이 되었으며 스님의 열정적이고 해박한 경전 법문은 수많은 신도들에게 감동을 주셨다”며 “거듭 부탁하오니 정토에 가셔서 잠시 휴식하셨다가 다시 오셔서 이 어지러운 사바세계를 불광정토로 만들어 주시기 바란다”고 추모했다. 

범어사 주지 보운 스님도 추도사에서 “범어사 강당에 여전히 스님의 음성이 남아있고 책상에는 온기가 그대로 있다”며 “갈 곳은 오직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완성한 자리라고 하신 말씀을 새기며 작별의 슬픔 대신 존경의 마음을 실어 배웅할 것”이라고 스님의 가르침을 기렸다.

조원호 전 회장 역시 조사에서 “불광사 불광법회를 통해 스님께서 들려주신 금강경 법문은 저희 불광 대중들에게 큰 울림을 주셨다”며 “스님이 가시고 난 지금에야 비로소 스님의 법향을 더욱 그리워하며 부디 극락왕생하옵고 이 땅 중생 제도하는 거룩한 빛으로 돌아오시길 앙망한다”고 기원했다.

이후 범어사 합창단과 불광사 합창단이 추모의 음성공양을 올렸다. 이어 내빈 헌화가 진행됐으며 상좌대표 용인 관음사 주지 대혜 스님의 인사말, 공지사항, 사홍서원으로 영결식이 마무리됐다. 

상좌대표 대혜 스님은 “늘 책상에 앉아 역경에 매진하시다가 상좌들이 오면 환한 미소로 맞아주시며 오직 공부 열심히 하라고 당부하셨던 스님의 모습이 무척 그립다”고 회상했다. 이어 “스님께서 보여주신 수행과 중생제도의 길을 명심하며 여법한 수행자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닮아가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발원했다.

영결식 후 스님의 법구는 인로왕번과 명정, 오방번이 앞장서고 만장이 행렬의 앞뒤를 장엄하는 가운데 보제루를 출발해 대웅전 앞마당, 설법전을 지나 일주문 앞에서 노재를 지낸 뒤 다비장의 연화대로 이운됐다.

이어 사부대중의 “스님 불 들어갑니다”라는 외침 속에서 거화 의식이 진행됐다. ‘나무아미타불’ 염불성이 도량 일대를 쟁쟁하게 울리는 가운데 연화대의 불기둥에서 솟아오른 잿빛 연기는 금정산에 머물러 있던 구름을 감싸며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지오 스님은 1947년 경남 밀양군 산외면에서 태어났다. 1970년 광덕 스님을 은사로 범어사에서 출가한 스님은 범어사 승가대학을 졸업(제6회)하고 조계종 중앙교육원을 수료(제5기)했다. 1973년 동국대 동국역경원에서 수학하며 1975년 역경사 과정을 수료했다. 1979년에는 동화사에서 유식학을 공부했다. 2007년 태국 국립 마하출라롱콘대 명예 불교학 박사학위도 받았다.

1980년~1998년 해인사, 범어사 등 제방 선원에서 17안거를 성만한 스님은 1996년 중국 구화산, 1997년 오대산에서 정진했다. 해인사 강주를 지낸 스님은 범어사 강주, 율원장, 교수사 소임을 맡아 후학 양성에 매진했다. 

스님은 역경에도 진력했다. ‘화엄경’을 비롯해 ‘금강경’, ‘법화경’, ‘원각경’ 등을 번역하고 해설했으며 ‘부처님 법 우리가 지키고 보호하리(법멸진경)’ 해제를 펴내기도 했다.
평생 역경과 후학양성에 매진한 스님은 6월27일 오후1시32분 세수 77세, 법랍 54세로 금정총림 범어사 서지전에서 원적에 들었다. 

한편 정혜당 지오 스님의 49재 일정은 다음과 같다. 7월3일 초재를 시작으로 7월10일 2재, 17일 3재, 24일 4재, 31일 5재, 8월7일 6재까지는 용인 관음사에서 봉행된다. 막재는 8월14일 서울 불광사에서 봉행된다.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88호 / 2023년 7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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