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어 삼남매에게서 배우는 공존의 가치

  • 불서
  • 입력 2023.07.10 14:14
  • 호수 1688
  • 댓글 0

엄마는 어디에
​​​​​​​이도흠 지음/특서주니어/200쪽/1만2600원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인 저자는 원효의 화쟁사상에 기반해 창안한 화쟁기호학으로 동서양 사상을 아우르는 통합형 지식인이다. 종교, 철학, 고고학, 인류학, 역사학, 예술이론과 미학 등 인문과학뿐만 아니라 뇌과학, 생명과학, 컴퓨터공학, 물리학 등 자연과학에도 전문가 수준으로 밝다. 이를 통해 현대사회와 문화 현상을 냉철히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동시에 40여년이 넘는 세월을 일관되게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권익을 위해 앞장서오는 사회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다.

‘엄마는 어디에’는 기후위기, 불평등, 학교폭력을 극복하는 지혜가 담긴 생태동화다. 물속 세상 얘기를 통해 우리가 직면한 전 지구적인 문제, 그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온갖 부조리들을 흥미롭게 펼쳐내고 있다. 동화들이 그렇듯 온기 넘치는 글과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현실을 돌아보게 되고 어떻게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동화는 아기 연어 삼남매가 자신들을 지켜줄 엄마가 없다는 걸 깨닫고 엄마를 찾아 멀고 험한 여정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슬기로운 ‘슬기샘’이 알려주는 지혜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따돌림을 당하는 약한 연어들과 마음을 터놓고 화해하고, 모든 물고기들이 동등한 존재라는 사실을 배우기도 한다. 보드라운내라는 따뜻하고 소박한 공간에서 시작돼 머나먼 고래넘실바다에 이르기까지, 아기 연어 삼남매의 이야기 속에는 배려와 존중, 화해, 공존의 가치가 곳곳에 녹아 있다.

‘엄마는 어디에’에는 옆 사람과 눈동자를 마주 보며 그 안에 담긴 서로의 모습을 발견하고, 타인의 아픔과 괴로움을 내 것처럼 공감하는 ‘눈부처’ 사상과 공감‧협력에 대한 가치관이 따스하고 정겹게 녹아 있다. 저자는 어린이와 어른들이 지구촌의 최대 모순인 기후위기와 불평등을 극복하는 생태‧공존적인 사고와 자신만의 뚜렷한 세계관을 구축해나가기를 바라며 이 동화를 써 내려갔다고 말한다.
 

책의 말미에는 저자가 새롭게 꾸며낸 연어말을 풀이한 ‘연어말사전’과 연어 삼남매의 여정을 머릿속으로 따라가며 그려볼 수 있는 지도를 수록했다. 부록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이 동화를 읽는 어른들을 위해 작품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눈부처와 공감‧협력 교육론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덧붙였다.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실천할 것인지에 대한 가치관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세상의 아픔을 등지고 자신의 이익을 좇을 것인지, 힘들더라도 공생의 길을 걸을지도 결국 가치관에서 판가름 난다. 연어 삼남매의 물길을 따라 가다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깊은 안목과 가치관을 깨닫게 된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88호 / 2023년 7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