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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심정지 벗어났지만 디스크까지 겹쳐 고통

  • 상생
  • 입력 2023.07.27 14:38
  • 수정 2023.08.08 09:22
  • 호수 1691
  • 댓글 0

한국서 홀로 가족 생계 책임지던 스리랑카 이주민 삼밧씨
병원비 1000만원에 허리·무릎 수술…“가족 위해 일어나야”

가족과 떨어진 지 10년. 그사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아버지는 아들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오직 가족의 행복을 위해 한국에서 쉴 새 없이 일하던 인디카 삼밧(45)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저는 힘들어도 괜찮아요. 고향에 이 돈을 보내면 가족이 행복하니까요. 부모님은 농사를 짓는데, 제가 한 달을 꼬박 일해 벌은 돈이면 고향에 있는 가족들이 그럭저럭 살 수 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겨진 어머니가 걱정돼요. 하지만 돌아갈 수 없어요. 일을 그만두면 우리가족은 살아갈 방법이 없어요.”

국가부도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스리랑카는 대졸자 기준 평균 월급이 3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심각한 물가 상승으로 이 돈으로는 끼니조차 해결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굶주리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삼밧씨 가족도 상황은 마찬가지. 아들이 근근이 보내주는 돈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이마저도 끊길 위기에 처했다.

2002년 처음 한국을 찾은 삼밧씨는 농사로 다진 단단한 몸으로 일당 10만원의 일용직 노동자로 일했다. 2013년 재입국해 전국 인력사무소를 찾아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그는 올 2월부터 수원 가구공장에서 무거운 가구를 옮기는 일을 했다. 몸은 고됐지만 이 돈으로 가족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에 하루하루 보람찼다. 급성심근경색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6월26일도 그의 일과는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그날은 이상하리만큼 몸이 무거웠다. 가슴부위에서 답답함이 밀려왔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가슴을 쿡쿡 찌르는 통증과 오한이 밀려들었다. 전날 밥을 많이 먹은 탓이려니 하면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했지만 좀처럼 개운하지 않았다. 시리얼에 우유를 붓던 순간 눈앞이 깜깜해졌다. 가까스로 친구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한 이후로 기억이 없다. 정신없이 울리는 사이렌소리. 의사선생님의 다급한 외침에 의식이 돌아왔을 땐 응급수술에 들어가고 있었다.

병원에 따르면 이날 삼밧씨는 심정지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농후했다. 응급 관상동맥 조영술 및 중재시술을 시행해 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나 혈압 저하 및 폐부종이 따라왔고 이를 치료하려면 앞으로도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몸을 혹사시킨 탓인지 그에게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상세불명의 원발성 고혈압과 고지질혈증 등 합병증을 동반한 당뇨, 식도 역류병이 그를 괴롭혔다. 설상가상으로 대형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이번에는 디스크가 찾아왔다. 요추 4, 5번간 좌측 추간공 협착증으로 유합술을 받아야한다.

“일할 땐 아무 문제없었는데, 나쁜 일이 한 번에 몰려왔어요. 목숨은 건졌지만 천문학적인 병원비에 잠을 이룰 수 없어요. 4년 전 교통사고로 심하게 다친 무릎 통증도 애써 잊고 지냈는데, 다시 아프기 시작했어요. 허리 수술 뒤 무릎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가족은 굶고 있지 않는지 걱정돼요.”

힘들게 벌은 돈의 대부분을 고향에 송금하고 생활비로 모아둔 400만원이 그의 전 재산이다. 그러나 이 돈으로는 1000만원에 달하는 수술비와 치료비를 감당하기가 턱없이 부족하다. 삼밧씨가 언제 일을 다시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삼밧씨에게 희망을 찾아줄 도움의 손길이 간절하다. 모금 계좌 농협 301-0189-0356-51 (사)일일시호일. 070-4707-1080.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91호 / 2023년 8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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