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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장욱진 60여년 화업 인생 총망라

  • 문화
  • 입력 2023.10.04 16:49
  • 수정 2023.10.04 16:51
  • 호수 1699
  • 댓글 0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공동 ‘가장 진지한 고백’展
270여 작품 ‘주제의식’ ‘조형의식’으로 나누어 소개

국립현대미술관·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공동주최 ‘장욱진 회고전-가장 진지한 고백’ 전시장 전경.
국립현대미술관·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공동주최 ‘장욱진 회고전-가장 진지한 고백’ 전시장 전경.

불교적 세계관에 기반해 작품활동을 펼쳤던 장욱진(1917~1990)의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과 공동주최로 ‘장욱진 회고전-가장 진지한 고백’을 진행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내년 2월12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고전은 그간 축적된 장욱진 연구와 전시들을 되짚어 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1920년대 학창 시절부터 1990년 작고할 때까지 60여년간 펼쳐온 장욱진의 예술세계를 총망라한 270여점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다.

장욱진은 서양화를 기반으로 동양적 정신과 형태를 가미해 한국적 모더니즘을 창출하고 한국미술사의 새로운 장을 연 화가다. 그는 화문집 ‘강가의 아틀리에’ 서문에서 밝혔듯 참된 것을 위해 뼈를 깎는 소모까지 마다하지 않는 진솔한 자기 고백으로 창작에 전념했고, 그림 그리는 시간의 대부분을 방바닥에 쪼그려 앉아 수공업 장인처럼 작업했다. 그러면서도 재료를 가리지 않는 자유로움과 하나의 고정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작 태도로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했다.

전시는 크게 4부로 나뉜다. 전시실 1층 1부와 4부에서는 초년기부터 노년기까지 연대별 작품세계를 볼 수 있다. 2층 2부에서는 장욱진 그림에서 반복되는 소재들을 ‘내용’과 ‘형식’으로 접근해 그의 그림을 보다 쉽고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2층 3부에서는 장욱진의 불교적 세계관과 철학적 사유에 대해 다룬다.

1부 ‘내 자신의 저항 속에 살며’는 그의 학창 시절부터 중장년기까지의 작품이 소개된다. 완숙한 장욱진 작품의 전형이 완성되기까지 “내 자신의 저항 속에 살며” 장욱진만의 독창적인 모더니즘이 창출되는 여정을 따라갈 수 있다. 또 장욱진 관련 아카이브들을 통해 ‘신사실파’ 이외의 알려지지 않았던 미술단체의 활동이력과 전람회 출품 등 새롭게 밝혀진 장욱진의 초기 행적을 확인할 수 있다.

장욱진 作 ‘진진묘(眞眞妙)’, 33×24cm, 캔버스에 유화 물감, 1970년.
장욱진 作 ‘진진묘(眞眞妙)’, 33×24cm, 캔버스에 유화 물감, 1970년.

2부 ‘발상과 방법: 하나 속에 전체가 있다’에서는 장욱진 회화의 대표적 모티프 가운데 ‘까치’ ‘나무’ ‘해와 달’을 선정해 각각의 소재들이 지니는 상징성과 의미, 도상적 특징의 변모 과정을 전한다. 그의 분신 같은 존재인 ‘까치’, 그의 온 세상을 품는 우주인 ‘나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영원성의 매개체를 상징하는 ‘해와 달’ 등 장욱진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들의 의미와 이들이 작품 속에서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의 발상과 방법을 살펴볼 수 있다. 장욱진의 생전 마지막 작품인 ‘까치와 마을’(1990)이 최초로 전시된다.

3부 ‘진眞.진眞.묘妙’에서는 장욱진이 남긴 불교적 주제의 회화들과 먹그림, 목판화 선집 등을 통해 장욱진의 불교적 세계관과 철학적 사유를 들여다본다. 장욱진과 불교와의 인연은 청년기부터 여러 일화가 언급되지만 실제로 불교 주제의 작품이 등장한 것은 1970년대부터이다. 장욱진은 경전의 종교적 도상을 그대로 차용하지 않고, 자기성찰을 통해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과 요소들을 강조하고 변용했다. 1975년 김철순과 협업했으나 생전에 출판되지 못한 목판화집 ‘Zen: Wisdom of Asia’를 별도 제작한 단행본 ‘선(禪) 아님이 있는가’가 공개된다.

4부 ‘내 마음으로 그리는 그림’은 1970년대 이후 그의 노년기를 살펴본다. 동양의 정신과 형태를 일체화시켜 한국적 모더니즘을 창출했다고 평가받는 수묵채색화 같은 유화 및 특유의 비현실적 화면 구성 등이 정점을 이룬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장욱진의 시기별 대표작을 엄선해 선보임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화가 장욱진이 진정으로 추구한 예술의 본질과 한국적 조형미의 구축이 한국미술사 안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며 “장욱진의 조형 언어와 행적을 미술사적으로 규명함으로써 ‘동심 가득하고, 작고, 예쁜 그림’이라는 단편적인 평가를 넘은 장욱진 예술의 진면목을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699호 / 2023년 10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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