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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마음을 관찰하는 위빠사나명상-1 

기자명 일중 스님

분명히 알고 마음챙김 확립하기

마음, 대상 인지 정신작용
다양한 상태 그대로 알고 
이 순간 마음 관찰하는 것
모든 작용이 심념처 대상

마음을 관찰하는 위빠사나명상은 4념처에서 세 번째 심념처(心念處)명상법이다. 마음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종종 “마음이 무엇인가요?”라고 질문을 해본다. 그러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빨리 대답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질문의 방식을 바꿔 다시 질문을 해본다. “마음은 어떤 작용을 하나요? 마음에는 어떤 것들이 담겨있나요?” 이렇게 질문을 하면 대답이 바로 나온다. “생각하는 작용요. 인식하고 지각하는 작용요. 생각도 담겨있고, 감정도 담겨있습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렇다. 마음은 생각하는 작용이자 대상을 아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에는 생각과 감정이 담겨있다. 따라서 마음관찰명상이란 바로 그런 마음을 있는 그대로 마음을 챙기고 알아차리며 관찰하는 명상법이다.

빨리어로 마음(心)을 ‘찟따(Citta)’라고 한다. 찟따는 찟(√cit)이나 찐트(√cint)라는 어근에서 파생한 명사이다. ‘생각하다, 인지하다, 알다’라는 뜻을 가진 어근에서 파생한 찟따, 마음은 ‘생각하는 작용이자 대상을 인지하고 아는 정신작용’이다. ‘청정도론’은 마음의 특징을 ‘아는 것’이라 했고, ‘마음부수들을 통합하는 선행자의 역할’을 하며, 찰라생 찰라멸이라는 ‘진행의 연속성’으로 나타내고, ‘물질과 정신이 가까운 원인'이라고 했다. 이렇듯 마음은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한다.

마음관찰명상은 ‘대념처경’에서 그 수행방법론을 찾아볼 수 있다. ‘대념처경’은 여덟 쌍 열여섯 가지 마음을 언급하는데, 열여섯 가지 마음만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표적인 굵직한 마음만 언급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마음의 범주를 간단히 살펴보면, 욕계 마음이 있고, 색계와 무색계 마음도 있다. 이 삼계의 마음을 세간적인 마음이라 하는데, ‘대념처경’에서 제시한 것은 다 세간적인 마음들이다. 

욕계의 마음은 해로운 마음, 유익한 마음, 무기의 마음이 있다. 색계 무색계 마음에는 해로운 마음은 없고, 유익한 마음과 무기의 마음만 있다. 출세간의 마음이란 열반을 대상으로 한 성자들의 마음을 의미한다. 성자가 되지 않은 이상 우리는 그 마음을 관찰할 수는 없다.

위빠사나 수행은 현재 이 순간의 마음을 관찰하는 것이다. 과거의 마음이나 미래의 마음을 관찰하지 않는다. 현재 없는 마음을 찾아서 관찰할 필요가 없고, 이미 일어난 마음을 외면하거나 억압하거나 없애려고 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마음이든 부정적인 마음이든 현재 이 순간에 어떤 마음이 있으면 있다고, 없으면 없다고 관찰할 뿐이다. 그럼 ‘대념처경’에서 제시한 16가지 마음은 무엇인가? 어떻게 수행하라고 했는가? 이번에는 16가지 중에서 8가지만 살펴보기로 하겠다. 

“여기 비구는 1) 탐욕이 있는 마음을 탐욕이 있는 마음이라 꿰뚫어 안다. 탐욕을 여읜 마음을 탐욕이 없는 마음이라 꿰뚫어 안다. 2) 성냄이 있는 마음을 성냄이 있는 마음이라 꿰뚫어 안다. 성냄을 여읜 마음을 성냄이 없는 마음이라 꿰뚫어 안다. 3) 미혹이 있는 마음을 미혹이 있는 마음이라 꿰뚫어 안다. 미혹을 여읜 마음을 미혹이 없는 마음이라 꿰뚫어 안다. 4) 위축된 마음을 위축된 마음이라 꿰뚫어 안다. 산란한 마음을 산란한 마음이라 꿰뚫어 안다.” 

위 인용문에서 언급한 8가지 마음은 불선한 마음이기도 하고, 선한 마음이기도 하며, 무기의 마음이기도 하다. 일상생활 속에서 수시로 경험하는 가장 보편적인 마음상태이다. 탐욕과 관련된 다양한 마음, 성냄과 관련된 다양한 종류의 마음, 마음챙김이 전혀 없는 마음, 늘 깨어있고 깨어있고자 노력하는 마음도 있다. 혼침이나 무기력에 빠진 마음도 있고, 불안이나 두려움, 동요와 초조한 산란한 마음도 있다. 

이렇듯 마음에서 작용하고 있는 모든 마음의 상태들이 심념처의 관찰 대상이다. 현재 이 순간의 마음, 지금 새롭게 일어나고 사라지는 마음, 마음에 반응하는 또 다른 마음 등 그 어떤 마음이든 수행자는 분명하게 알아차리고 마음챙김을 확립해 가는 것, 이것이 바로 심념처 위빠사나명상이다.

일중 스님 동국대 강사 satiupekkha@hanmail.net

[1701호 / 2023년 10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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