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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암 대종사 결사 정진 도량서 자비심 가득한 향훈 새기다

  • 교계
  • 입력 2023.10.27 16:48
  • 수정 2023.10.27 16:49
  • 호수 1702
  • 댓글 0

10월25일, 혜암선사문화진흥회
제6차 혜암대종사 수행처 참배
700여 명 운집…원각 대종사 법어
“공양물 마을에 돌려주신 자비의 선사”
제7차 순례 2024년 봄 태백산 각화사 기약

“오늘 저희들은 혜암 대종사께서 수행 정진하신 발자취를 따라 순례하오며 신심과 원력으로 용맹정진하여 큰 깨달음을 이루어 널리 고해중생을 해탈의 길로 인도하겠습니다.”

가을이 내려앉은 희양산 봉암사는 붉고 노란 단풍의 빛깔이 계곡을 적시고 있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진 포행길은 고요하면서도 상쾌했다. 그 길을 묵묵히 오른 혜암 대종사 수행처 순례단의 사부대중은 큰스님들의 결사 정신을 새기며 한국불교의 중흥을 발원했다.

사단법인 혜암선사문화진흥회(이사장 성법 스님)는 10월25일 문경 봉암사(주지 진범 스님)에서 ‘혜암당 성관 대종사 탄신 100주년 기념 수행처 참배 제6차 순례법회’를 봉행했다. 혜암대종사문도회와 혜암선사문화진흥회, 혜암대종사 탄신100주기념 수행처 참배 순례단이 동참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순례는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4년 만에 재개한 법석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전국 각지에서 봉암사로 운집한 700여 명의 사부대중은 완연한 가을빛이 물든 도량에서 대종사의 법향을 새기며 정진과 보살행을 발원했다.

이날 해인총림 방장 원각 대종사는 법어에서 “큰스님께서는 봉암사 결사 시절을 떠올리실 때 탁발을 나가면 사람들이 너무나도 어렵게 생활하는 모습을 안타까워하셨고 오히려 탁발한 공양물을 몰래 놓고 온 적도 있었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자비심이 가득하셨다”며 “우리가 오고 가는 순례의 길에서도 항상 배려와 이해로 소통하고 화합하며 큰스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보살도의 수행자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원각 스님은 법회에 앞서 봉암사 백운대 계곡의 마애미륵여래좌상을 참배하며 정진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다. 스님은 “봉암사에서 동안거를 지낼 당시에는 하루의 일정이 워낙 빠듯해서 마애부처님을 참배할 시간조차 없었다”며 “오늘 이렇게 많은 불자님과 함께 도량을 참배하고 마애부처님을 친견하니 더없이 환희심이 난다”고 미소지었다. 

혜암선사문화진흥회 이사장 성법 스님도 “봉암사는 조계종의 특별선원으로 큰스님의 수행 정신과 가르침이 오롯하게 전해오는 도량”이라며 “큰스님의 가르침은 ‘공부하다가 죽어라.’ 하는 말씀도 있지만 자비심을 가질 수 있도록 수행하라고 당부하신 말씀을 새기며 정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암사 주지 진범 스님 역시 환영사에서 “개인적으로 해인사에서 정진하던 때 큰스님께서 열반에 드셨다. 당시 영결식에 5만 명이 참석했다고 하는데 그중 저도 포함돼 있었다”며 “봄날 붉은 꽃보다도 아름다운 가을 단풍 속에서 수행의 법향을 가득 담아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봉암사는 1947년 혜암 스님이 성철, 자운, 우봉, 보문, 도우, 법전, 일도 스님 등 20여 명의 스님과 함께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발원으로 정진한 ‘봉암사 결사’의 도량이다. 이후 제방 선원에서 두루 수행을 이어간 스님은 1970년 동안거와 1971년 하안거를 다시 봉암사 백련암에서 결제에 들며 정진의 깊이를 더했다. 

이날 봉암사는 순례단을 위해 태고선원의 마당도 개방했다. 법회를 마친 순례단은 원각 스님을 선두로 수백 명의 인파가 묵언으로 따르며 선원의 마당을 경행했다. 또 순례단은 삼삼오오 간격을 두고 백운대에 올라 마애불을 참배하며 신심을 굳건히 다졌다. 

혜암 대종사 탄신 100주년을 앞두고 지난 2017년 가을부터 시작된 순례는 매년 봄, 가을로 진행됐다. 남해 용문사를 시작으로 지리산 칠불암, 순천 송광사, 지리산 영원사에 이어 지난 2019년 10월26일 제5차 순례로 영축총림 통도사 극락암을 참배했다. 이후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순례 일정은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이번 제6차 봉암사 순례에 이어 제7차 순례 법회는 2024년 봄 경북 봉화 태백산 각화사에서 봉행될 예정이다.

 

문경=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702호 / 2023년 1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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