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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니어 연극인 문화축제 '제4회 서울시니어연극제' 개막

  • 교계
  • 입력 2023.11.07 03:17
  • 수정 2023.11.07 14:31
  • 호수 1704
  • 댓글 1

11월6일 대학로 종로마루홀…오만석 배우 등 200여명
10일까지 전국 노인복지관 작품 10개 선보여…수상도

종로노인복지관 시니어극단 ‘대학로애’의 연극 ‘지하철 두더지’ 중
종로노인복지관 시니어극단 ‘대학로애’의 연극 ‘지하철 두더지’ 중

지하철 문이 열리자 큼지막한 가방을 멘 어르신들이 물밀 듯이 들어왔다. 맨 앞에 서있던 청년은 이리저리 휩쓸리다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나이 든 사람들이 싫어요! 서로 먼저 타겠다고 밀치기만 하고, 젊은 사람들한테 꾸중만 하잖아요. 할 일 없이 폰만 보고 있고요.”

“이봐 젊은이, 우린 할 일 없는 게 아니라 일하고 있는 거야. 이 물건들 얼른 배송해줘야 한다고. 거기 서 있으면 어떡해?”

각자의 입장에 치우쳐있던 청년과 어르신이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서로에 대한 오해는 곧 풀렸고 청년은 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부족했던 자신의 모습을, 어른은 배려 없던 행동을 사과하며 손을 맞잡았다. (종로노인복지관 시니어극단 ‘대학로애’의 연극 ‘지하철 두더지’ 중)

공연을 관람한 어르신들은 연극이 이어지는 내내 깊이 몰입해 울고 웃었다. 무엇보다 ‘너무나 현실적이면서 공감되는 내용’이라는 평가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먼저 타려고 했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뜨끔했다(김춘옥·74)” “나도 어렸을 땐 어른들이랑 대화하기 싫어했다. 요즘 청년들도 그러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는데, 정곡을 찔린 기분이다(장희진·66)” 등 소감을 털어놨다.

청년·시니어 연극인들의 문화축제 ‘제4회 서울시니어연극제-청춘의 바다’의 막이 올랐다. 11월6일 대학로 종로마루홀에서 진행된 개막식에는 행사를 주관하는 서울종로노인복지관장 정관 스님과 조계종복지재단 사무처장 덕운, 서울노인복지센터 희유 스님을 비롯해 홍보대사 오만석 배우, 추진위원 정혜선 배우, 심사위원 황하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마채숙 종로부구청장 등 지역 시민 200여명이 참석해 수개월 간 공연을 준비해 온 전국 노인복지관 선배시민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종로노인복지관이 2015년부터 열어온 서울시니어연극제는 시니어 연극인과 청년 연극인 간 교류의 장을 엶과 동시에 노인 주도 연극 문화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고 평가받는다. 연극배우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전국 노인복지관 어르신들이 연출, 스토리. 주인공 등 모두 직접 기획하고 출연함으로서 관람객인 지역 시민들에게 뜻깊은 의미를 전한다.

이번 연극제는 11월5일까지 지하철두더지를 비롯해 △구로노인종합복지관 ‘이건 어디서도 듣지 못할 이야기 보따리’ △소하노인종합복지관 ‘노인, 새가 되어 날다’ △마포문화재단 ‘둘둘둘’ △부산강서노인복지관 ‘옹고집전’ △부산수영구노인복지관 ‘홍도야 우지마라’ △사근동노인 복지관 ‘사근동에서, 웃음 꽃 피는 우리들의 이야기!’ △서울노인복지센터 ‘훨훨 간다’ △울산북구노인복지관 ‘청아!’ △극단해오름 초청공연 ‘가족’ 등 총 10개 작품을 선보인다.

종로노인복지관장 정관 스님
종로노인복지관장 정관 스님
 서울시니어연극제 홍보대사 오만석 배우
 서울시니어연극제 홍보대사 오만석 배우

종로노인복지관장 정관 스님은 “연극의 메카 대학로에서 신노인문화를 이끄는 대표 복지관으로 젊음을 확산시키고 활력을 일으키고자 시작한 연극제”라며 “세대를 뛰어넘어 우리사회의 노인문화를 고민하는 화합의 장이자 함께하는 문화축제로 마련했으니 마음껏 즐기고 가시라”고 인사했다.

서울시니어연극제 홍보대사 오만석 배우도 “나이가 들면 저 스스로도 시니어 연극제에 출연해 함께 즐기고 싶다”며 “현세대를 일구어내신 시니어 어르신들이 불편함 없이 다양한 활동을 즐기실 수 있도록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홍보위원 정혜선 배우도 “시니어 연극제는 미래에 청년 극단과 서로의 작품을 경쟁하는 대형 연극제로 거듭날 것”이라고 기원했다.

서울시니어연극제에 출품된 작품들은 표현력, 연출기술, 작품 완성도 등 엄정한 심사를 거쳐 11월10일 폐막식에서 부문별로 수상할 예정이다. 대상·최우수상·우수상 3개 단체, 최우수연기·연출상·연기상 3명, 입상 6개 단체가 예고됐다.

개막식에서는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한 미디어 퍼포먼스로 개성있고 화려한 기념공연이 펼쳐졌다.
개막식에서는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한 미디어 퍼포먼스로 개성있고 화려한 기념공연이 펼쳐졌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704호 / 2023년 11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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