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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11월11일, ‘전법의 날’로 정하자"

  • 기고
  • 입력 2023.11.13 17:44
  • 수정 2023.11.13 18:05
  • 호수 1705
  • 댓글 1

이상훈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이상훈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이 11월11일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 전법대회에서 "11월11일을 한국불교 전법일로 정하자"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숫자 1이 네 번 반복되는 11월11일이 사부대중의 네 기둥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서로 마주보며 합장한 손, 그리고 땅에서 솟아나는 새싹의 형상과도 같다고 설명하며 “전법의 날을 정해 사부대중의 원력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대전대 교수로 부임한 해에 불자교수회를 창립했다. 대전대 불교학생회(유심회) 지도교수를 맡아 2018년 끊어질 뻔한 명맥을 되살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최근 대학생 전법과 관련해 활발한 신행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 6월에도 법보신문에 대학생 전법을 주제로 3차례 특별기고를 게재한 바 있다. 이 회장은 9월·10월 열린 상월결사 워크숍에서 대학생 전법을 주제로 강의하기도 했다. 편집자

땅 위 길을 걷는 우리는 지평선 너머를 볼 수 없다. 그 너머에는 어떤 일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다. 지평선을 경계로 항상 현실과 미래, 익숙함과 새로움이 교차한다. 둘은 서로 시간과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새로운 에너지를 내고 강한 힘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이제 우리는 그 지평선 위에 섰다.

2023년 11월 11일은 한국불교가 새로운 지평(地坪)을 연 날이다.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대학생 전법기금 마련을 위한 사부대중 전법대회’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열린 것이다. 이 자리에는 대한불교조계종과 천태종, 진각종, 관음종, 태고종 등 제 종단은 물론 상월결사를 비롯한 불교단체와 사부대중 모두가 한마음으로 적극 동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시간 남짓한 행사의 모금액은 무려 151억 4000만원이다.

이러한 성과는 지난 3월 23일, 43일간 1167km의 상월결사 인도 성지순례 대장정을 마친 회향식에서 회주 해봉 자승스님이 한국불교 중흥의 화두로 ‘부처님 법 전합시다’를 선창하면서 이미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회주스님과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예하는 물론 총무원장과 원로회의 의장, 그리고 교구사찰이 모두 참여한 대학생전법위원회도 실질적으로 준비를 잘한 결과라고 본다.

종교의 역할은 국가의 흥망과 맞닿아 있다. 상월결사의 대학생 전법 선언은 한국불교의 문화와 가치 확산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선진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한국불교의 애국충정이자 미래세대의 행복과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평화선언이다. 우리 대학생들이 즐겨듣는 가수 윤하의 노래 '사건의 지평선(2022)' 가사는 "여긴 서로의 끝이 아닌/ 새로운 길모퉁이/ 익숙함에 진심을 속이지 말자"고 말한다.

진정 그렇다. 한번도 가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 지금부터는 기존 제도와 습관에 더 이상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를 넘어서야 한다. 자신을 내려놓는 방하착(放下着)의 지혜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새로운 길모퉁이에서 부처님을 향한 진심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야 한다. 걸어야 길이다.

2019년 11월11일, 한국불교의 미래를 걱정하며 ‘상월선원 천막 결사’가 위례신도시 남한산성 자락에 천막을 쳤다. 벌써 4년째를 맞는 오늘, 우리는 이날을 세세생생(世世生生) 모든 중생을 구원하여 함께 이고득락(離苦得樂)의 세계로 회향하고자 하는 한국불교 ‘전법의 날’로 정해야 마땅하다.

전법의 날, 11월 11일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11월 11일은 서로를 향해 합장하는 두 손과 두 손을 의미한다. 매일 서로의 성불을 합장하며 빌어주고 ‘부처님 법 전합시다’로 결의를 다지는 출출가(出出家)의 초지일관을 말한다. 1자는 또한 그 형상이 땅에서 새싹이 솟아나는 모양과 같아서 사부대중이 전법의 씨를 뿌리며 앞으로 나아가므로, 머지않아 초록의 희망찬 부처님 세상으로 환하게 밝아짐을 뜻한다. 네 개의 1자는 네 명의 우뚝 선 사부대중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친히 행하신 45년간의 전법 이래, 21세기 현대사회에서는 사부대중이 전법의 주체로 적극 나서야 함을 말한다.

나아가 1자 네 개는 작은 기둥 네 개만 있으면 어디서든 천막을 치고 죽음을 불사하는 무문관 정진의 결기로 전법하는 상월결사의 정신을 계승할 수 있음을 뜻한다. 11월 11일의 1자는 각각 대중을 이루는 한분 한분의 소중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가 만나는 대학생 한명 한명이 소중한 미래의 부처님임을 말하는 것이다. 모든 물을 담아야 바다가 된다. 내년 11월 11일 전법의 날에는 성큼 자란 한국불교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상훈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1705호 / 2023년 11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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