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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백성을 구한 서산 스님과 수많은 의승군을 기억합니다”

  • 교계
  • 입력 2023.11.14 10:49
  • 호수 1705
  • 댓글 2

해남 대흥사, 11월11일 추계재향·호국의승 추모재
명맥 끊겼지만 2012년 복원해 호국충혼 정신 계승
“대자비심으로 자기희생의 길 걸어간 가르침 따라야”

임진왜란 당시 의승군을 지휘하며 조국과 백성을 구한 호국대성사 서산대사와 의승군을 추모하는 대흥사 표충사 항례가 봉행됐다. 조계종 제22교구본사 해남 대흥사(주지 법상 스님)는 11월11일 경내 에서 ‘서산대사 탄신 503주년 호국대성사 서산대제 - 추계제향 및 호국의승 추모재’를 봉행했다.

‘호국대성사 서산대재 – 대흥사 표충사 항례’는 조선 정조 대왕의 왕명으로 예조와 경양찰방, 장흥, 흥향(고흥), 해남, 진도, 낙안(순천) 등 전라도 5개 고을군수가 합동으로 주관, 매년 봄과 가을에 국가제향으로 진행해왔다. 구한말 서원철폐령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명맥이 끊어진 것을 2012년 고증으로 국가제향의 역사를 복원, 서산대사의 호국 정신을 계승해 왔다.

이날 복원된 국가제향의 형식으로 진행된 제향에는 김성일 전남도의원, 김광철 완도경찰서장, 최진석 해남소방서장이 각각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으로 입제했다. 이어진 법요식에는 대흥사 조실 보선 스님을 비롯해 회주 월우, 주지 법상, 동국선원 유나 정찬, 종회의원 향문 스님 등 스님들과 명현관 해남군수. 김석순 해남군의회 의장, 윤재갑 국회의원, 김동하 해군 제3함대 참모장 등이 동참했다.

대흥사 주지 법상 스님은 봉행사에서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들려오는 전쟁의 참혹한 이야기는 이념과 욕심의 대립, 그리고 세월의 흐름과 함께 쌓여온 감정의 충돌이 우리에게 얼마나 아프고 힘든 현실을 가져오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많은 침략과 전란을 겪어오며 수많은 백성들은 말로는 표현못할 고난을 겪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민중의 아픔과 슬픔을 외면하지 않은 서산대사님과 수많은 의승군의 행적을 기억하고 그 가르침을 따르기 위해 추념하며 제향을 올리는 것”이라며 “오늘 향례를 통해 대자비심으로 자기희생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셨던 서산대사와 수많은 의승군의 모습을 떠올리고 마음을 헤아려 보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지금도 지구촌 어느 곳에서 울리고 있을 전쟁의 포화 소리와 전란에 신음하는 중생들의 눈물이 평화의 함성과 행복의 웃음으로 하루속히 바뀌길 발원한다”고 말했다.

대흥사 조실 보선 스님은 “오늘 우리는 서산대사의 남을 위해 희생하신 그 뜻을 기억하기 위해 모였다”며 “종교는 서로 잘 살기 위해 있는 것인데 종교를 이유로 탄압하고 억압하고 전쟁을 하는 것은 사람의 역할을 못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처님께서는 자비희사(慈悲喜捨)의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했다”며 “자비희사(慈悲喜捨)의 마음으로 살기 위해서 우리는 공부하고 정진해 서산대사처럼 나보다 남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현관 해남군수와 김석순 해남군의장, 윤재갑 국회의원도 축사를 통해 서산대사와 호국의승을 추모하고 국가제향 지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서산대제에서는 대금(전광진), 고풀이, 길닦음(박기량, 장보름이, 문희영, 이임정),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및 국가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의식 중 ‘화청’(영산재 이수자 수범, 청산 스님), 사물놀이, 버꾸춤 공연 등으로 서산대사와 호국의승을 추모했다. 서산대제는 조계종 22교구본사 대흥사가 주관하고 사단법인 서산대사호국정신선양회가 주최했다. 후원으로는 조계종 총무원,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남도, 해남군, 해남향교 등이 후원했다.

한편 휴정 서산 스님은 1520년 평안도에서 태어나 19세에 지리산 부용 영관대사의 법문을 듣고 출가를 결심해 21세때 숭인 장로 스님을 은사로 일선 스님을 계사로 출가했다. 1552년 승과에 급제해 선교양종판사가 되었으나 이 자리를 버리고 금강산, 두륜산, 묘향산 등지에서 후학들을 가르쳤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73세의 나이에 전국에 격문을 돌려 8도16종 도총섭을 맡아 승병 1500여명을 결집해 승병장으로 평양성 탈환 전투를 이끌었다. 이후 1604년 정월 세납 85세, 법랍 65세로 묘향산에서 입적했다. 스님의 가사와 발우, 염주, 교지 등은 스님의 유축에 따라 대흥사에 보관됐다. 이후 후학들이 서산대사의 위국충정과 은덕을 기렸고 1788년 7월에 정조의 명으로 표충사를 건립하고 1789년 표충사 향례가 시작돼 오늘에 이르렀다.

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705호 / 2023년 11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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