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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영축환경위,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철회 마땅”

  • 교계
  • 입력 2023.11.20 16:34
  • 수정 2023.11.20 16:36
  • 호수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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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0일, 경내 일주문 앞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철회’ 기자회견
위원장 현범 스님 비롯 통도사 국장단 및 지역 환경전문가 동참
영남알프스 자연환경 영축총림 수행환경 훼손 개발행위 반대
울주군청 환경영향평가 항목 공고하며 사업 추진 의지 강조

“통도사는 과거에도 현재도 영남알프스의 자연환경과 영축총림의 수행환경을 훼손하는 어떠한 개발행위도 반대합니다.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 추진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합니다.”

영축총림 통도사 영축환경위원회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련하고 신불산 자연환경과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수행환경의 보존을 강조했다. 

통도사 영축환경위원회(위원장 현범 스님, 통도사 사회국장)는 11월20일 경내 일주문 앞에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영축환경위원장 현범 스님을 비롯해 총무국장 청우, 교무국장 보원, 포교국장 신경 스님을 비롯한 통도사 사중 국·과장 스님들과 울산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천도 스님, 함세영 부산대 지질학과 명예교수, 구자상 전 부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등 영축환경위원회 위원들이 참석했다.

현범 스님은 기자회견문에서 “천혜의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영남알프스에 인간의 편리함을 우선하는 사업적 이익을 위해 케이블카를 건설하는 것은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뭇 생명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 것”이라며 “이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역행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03년 국립생태원의 조사에 따르면 신불산 일대는 식생이 가장 우수한 극상림 지역에 해당하는 녹지자연도 9등급 지역이며 식생보전등급도 1등급이었음에도 이곳의 식생보전등급을 3등급으로 낮춘 것은 매우 의문”이라며 “상부정류장의 들어설 공룡능선 일대는 지질학적으로 지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현재도 낙석이 떨어지는 곳이어서 산사태 위험과 태풍의 길목으로 안정상 매우 취약한 지역”이라고 밝혔다. 

특히 스님은 “통도사에서는 이미 2014~2015년 당시 상부정류장을 간월재로 추진하던 케이블카 노선에 적극 반대했고 그 결과 2018년 낙동강 유역 환경청이 부동을 결정내린 바 있다”며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영축산과 더 가까운 노선으로 다시 추진하는 것은 통도사에 대한 도발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 8월 반대 기자회견을 준비할 당시 울주군에서 찾아와 통도사가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는다고 밝혔음에도 오히려 울주군은 본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는 등 행정적 절차를 밟고 있다”며 “통도사 본사는 물론 말사와 재가불자를 총망라해서 영남알프스 자연환경과 영축총림 수행환경을 훼손하는 개발행위를 반대하며 신불산케이블카 사업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울산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천도 스님도 “전 세계가 기후위기로 고통을 겪는 이 시기에 환경의 가치는 외면한 채 전국적으로 재정 악화의 길을 걷고 있는 케이블카 사업을 재추진하는 것이 웬 말인가”라며 “이 사업이 계속 추진된다면 관련 기관 항의방문 등을 통해 반대의 뜻을 더욱 분명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함세영 부산대 명예교수 역시 “신불산은 동쪽과 서쪽으로 단층이 형성돼 있고 아직 발견되지 못한 단층도 많은 지형”이라며 “케이블카 설치로 인해 암반의 풍화, 침식 등으로 산이 한번 망가지고 나면 그 훼손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고 복구는 훨씬 멀어진다”고 지적했다.

반면 울산광역시 울주군청은 이날 ‘신불산 군립공원 조성사업(영남알프스 케이블카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개발 사업은 영남알프스케이블카(주)를 사업시행자로 총사업비 644억 원 전액 민자사업이며 오는 2025년까지 추진된다. 영남알프스 사업 계획 구간은 복합웰컴센터에서 신불산 억새평원까지 2.48km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울주군청은 12월4일까지 의견을 받는다고 밝혔다. 같은 날 서울산 6개 읍면 발전협의회도 울주군청에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더이상 미룰 수 없다. 조속히 설치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갖고 영남알프스 케이블카의 추진을 촉구했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예정도. 울주군청 홈페이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예정도. 울주군청 홈페이지.

한편 울주군은 지난 2001년부터 울주군 주요 역점사업으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해 왔다. 울주군청에 따르면, 이 사업은 동안 각종 사유로 중단이 거듭되는 등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지난해 7월 출범한 민선8기에서 주요공약으로 추진, 지난 6월 낙동강 유역 환경청과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변경 협의를 완료하면서 “20년 만에 1차 관문을 통과해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다음은 영축환경위원회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귀의 삼보하옵고, 오늘 우리는 세계문화유산 영축총림 통도사가 깃들어 있는 영남알프스에 케이블카를 건설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 위해 천년가람 통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게 되었습니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 철회를 촉구합니다. 
천혜의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영남알프스에 인간의 편리함을 우선하는 사업적 이익을 위해 케이블카를 건설하는 것은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뭇 생명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 것으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역행하는 것입니다.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건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연환경이 죽으면 인간도 살 수 없습니다. 
자연환경은 인간의 필요에 따라 마음대로 해도 되는 정복 대상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야 할 한 몸입니다. 불교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임을 설파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해 온 종교입니다.

둘째, 영남알프스 자연경관은 길이 보전해야 할 공공재입니다. 
신불산 일대는 2003년 국립생태원에서 식생이 가장 우수한 극상림 지역에 해당하는 녹지자연도 9등급 지역으로 구분한 바 있으며, 식생보전등급 기준으로도 1등급 지역이었던 곳임에도 이곳의 식생보전등급을 3등급으로 낮춘 것은 매우 의문입니다. 더욱이 회피해야 마땅한 이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것은 케이블카 설치 운영 가이드 라인에도 위배 됩니다. 시민 누구나 누려야 할 공공재를 특정 기업의 사업적 이익을 위한 전유물로 허가하는 것은 공익보다 사익을 우선하는 특혜입니다. 

셋째, 지질학적으로 낙석 등 지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 지역입니다.
상부정류장이 들어설 예정지 및 중간 지주가 들어설 공룡능선 일대는 지질학적으로 지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 지역으로서 현재도 낙석이 떨어지는 곳이어서 산사태 위험이 있으며, 태풍이 지나는 길목이기 때문에 안전상으로도 매우 취약한 지역입니다.

넷째, 통도사는 과거에도 현재도 케이블카 건설 반대합니다. 
영축총림 통도사에서는 이미 2014~2015년 당시 상부정류장을 간월재로 추진하던 케이블카 노선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반대를 하였습니다. 그 결과 2018년 낙동강 유역 환경청에 부동의 결정을 하도록 힘을 보탰음에도 이번에는 영축산과 가장 가까운 노선으로 다시 추진하는 것은 영축총림 통도사에 대한 도발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통도사에서는 지난 8월에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반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당시 울주군수가 찾아와서 통도사에서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하여 기자회견을 취소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후 경과를 보면 울주군은 본 환경영향평가 진행 및 환경영향평가협의회 심사 등 행정적인 절차를 밟고 있음이 확인됩니다. 

따라서 통도사 영축환경위원회에서는 통도사 본사는 물론 말사(암)와 재가불자를 총망라해서 영남알프스의 자연환경과 영축총림의 수행환경을 훼손하는 어떠한 개발행위에 대해서도 반대하며, 신불산케이블카 사업 추진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합니다.

2023. 11. 20
세계문화유산 영축총림 통도사 영축환경위원회 

[1706호 / 2023년 11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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