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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동안거 결제법어]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달하우송 스님

  • 교계
  • 입력 2023.11.24 15:06
  • 수정 2023.11.24 16:51
  • 호수 1706
  • 댓글 0

“아침마다 저녁마다 예불·찬탄하는 그대가 세상 살리는 주인공”

전쟁이 터져 사람 가슴에 총을 쏘고 있습니다. 아차! 어떻게 할까? 한 방울의 미움이 사람 죽이는 전쟁이 됩니다. 작은 날개짓이 하늘을 찢는 천둥이 됩니다. 가슴으로 돌아오소서. 지심으로 돌아오소서.

산천은 단풍이 들어 낙엽이 뿌리로 돌아가고 출가 납승은 동안거에 들어갑니다. 목숨 같은 화두 몰두 이외에 전쟁 씻을 무슨 방법이 있나? 동안거 결제보다 더 큰 전쟁 씻어낼 기도가 있나? 내 책임입니다. 내 업장입니다. 이 일밖에 없으니 한 생각 이탈하지 않겠습니다.

‘상래소수 공덕해 회향삼처 실원만(上來所修 功德海 廻向三處 悉圓滿)’ 부처님이 닦아놓은 공덕의 바다, 모든 생명들에게 돌려드립니다.

‘이것이라고 하면 머리에 머리를 덧붙인 격이고, 이것이 아니라고 하면 목을 자르고 살기를 원하는 식이다. 어떻게 발붙일까? 만 리에 구름이 없어 항상 드러나 있다. 공겁 이전 한 덩어리 달빛, 이 응관(應觀) 이전에 아득한 이 빛 육 손가락이요, 잔소리다. 알았다고 하면 기특하다고는 할 수 있지만 알 수 없다고 하면 허락하리라.’(경허 스님 말씀)

출렁출렁 출렁이는 이 활기 동천에 뜬 보름달이 새벽하늘 서쪽 고목나무 위에 밝아있다. 세상은 둘러꺼지게 밝아있다. 지축을 흔드는 대종소리 세월을 넘어선 이 법계성 절절이 응하는 이 응관 지심귀명례 이 지심 고구정녕 반야심경의 이 반야 목탁소리 죽비소리 엎어도 잦혀도 아! 한 가닥 부처님의 골수! 구구 팔십일 이 골수여! 경허스님 확철대오, 이뭘까 한 가닥으로 우렁차게, 웅장하게, 찢어지게, 밝게, 이~뭘까?

밝은 달은 어디로 돌아가나? 고요는 세월을 넘어 푸른 잎은 단풍이 들어 낙엽이 지고 있네. 물건마다 머리마다 다 드러나는 이 거울, 신비의 이 거울 산하대지 삼라만상 가지가지 이 반야 알 수 없는 한 덩어리 이 자체 텅텅 비어 자유스러워 넉넉하고 여유스러워 생명 뿌리 알 수 없는 이~뭘까? 철을 넘어 언제나 싱싱한 바다, 살아있는 것의 이 기상 하늘은 끝까지 높아져 실핏줄에 잦아지네. 세상은 화장찰해 터질 듯 촉발하는 봉오리 봉오리 천하강산 이 반야, 이~뭘까?

영혼이 행복해졌는가? 삼계의 큰 스승, 자비스러운 어버이, 사랑의 큰 품 대자대비 관세음보살 이 물건이요, 이놈이네. 대웅전 대적광전 아침마다 저녁마다 예불하고 찬탄하고 경배합니다. 관세음보살 부르는 곳이 어디인가? 모양 앞이요, 느낌 앞이요, 생각 앞이다. 목탁소리에 분별이 다 지워졌네. 도도히 흐르는 웅장한 이 고요, 드러나는 대자대비 관세음보살 응관이든, 반야든, 관세음보살이든 한 덩어리 이뭘까? 이~뭘까?

대지의 복덩어리, 잘 익은 가을 호박 덩실덩실 보시보다 더 큰 소통이 어디 있겠습니까. 보시는 월등한 내 큰 품입니다. 내 책임이라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알게 해줍니다. 보시는 중병을 낫게 합니다. 아래턱이 돌아가는 이 소식이여, 후끈해지네. 주어라! 놓아지는 소식, 돌아가는 소식이다. 주면 열린다. 툭 터져 활발발 해진다. 고요가 드러난다. 무진고요 세상을 안고 있네. 소통에는 중병이 없다. 가까워 가까워져 엄청난 생명자리가 돌아간다. 아닌 것이 붙을 수가 없다. 인색해서 자기 성질에 지면 숨길이 막혀 못난이가 된다. 임명 종시 납월 팔일, 눈 깜짝 사이 마칠 때가 임박한다. 이 한 물건 공들여 공들여라. 항상 한 것이 어디 있나? 변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나? 천만번 변하고 변해도 바다는 역시 물 제자리 그리워서 천만번 뒤집어, 엎어, 잦혀, 변하고 변하는 바다여, 파도여. 무너지고 변하는데 어디다 마음 붙일까? 아, 파도가 물이네.

펄펄 살아있는 이 생명의 기둥, 생각 전의 이 기둥 반야에 실어, 관세음보살 대자대비 사랑에 태워, 이 뭘까에 태워 걸리는 것이 녹아져 견줄 데가 없어 서서 웃는다. 하늘 땅 한복판에 서서 웃는다. 만경창파 배 한 척이다. 한 점의 응이다. 응하는 이놈이다. 만경창파가 조견이다. 돌이키는 빛이다. 조견오온개공이다. 관세음보살 대자대비 사랑이다. 어느 것 하나도 사랑이다. 대자대비 관세음보살이다. 모두가 절절한 생명의 양식이다.

‘국화는 아침이슬에 젖고, 낙엽은 가을밤에 떨어진다. 부처님을 묻는다면 바위 아래 젖지 않는 물소리.’

납자의 오도송이다. 생기덩어리 빈 바다, 바다가 세상에 생기를 쏟아 붓듯이 이 뭘까? 화두 몰두가 법계의 콧구멍을 열어 숨통이 터지게 해주네.

‘한 사람의 정진대중이 세상을 산 기운으로 꽉 차게 해준다.’ 춘성스님 법문입니다. 가지가지 세상만사는 반야(般若)의 반(般) 누가 보고 누가 듣나? 아, 둘일 수가 없다. 이놈이다. 바로 반야(般若)의 야(若). 반야는 불가사의 한 덩어리 이뭘까? 화두 억천만년 이 고요, 한 덩어리 이~뭘까? 이탈하지 않고, 놓치지 않고, 애써서 돌이키고 돌이켜라. 애쓰다 보면 아, 세상은 용맹정진이다. 세상만사 용맹정진이다. 돌이켜지는 힘이 확실해질수록 한 물건도 붙을 수 없는 이글이글 돌아가는 원동력 한 덩어리, 생각 전, 일색의 한가한 공부길 얼마나 통쾌한가?

상주일체가 달마다. 저절로 자연스러워 달마야중이다. 법이요, 순리다. 반야가 이뭘까?다. 끝없이 돌아가니 그때그때 ‘맞게’가 중도다. 일체가 달마야중이다. 가슴이 시원해지네. 억지와 무리는 쭈그러진다. 헛 힘이다. 즉하에 돌아와라. 제자리, 지심(至心), 이뭘까?로 돌아와라. 벙실벙실 웃게, 세상이 박수치게, 백억 달마가 조도의 벗이다. ‘맞게’가 중도다. 달마야중 맞는 법 호법선신이다. 여기에 이르러 어떻게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있겠나? 무슨 복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반야심경을 만났네.

그 시절 부처님을 지금 만났네. ‘이 문제’ 해결 법문 중에 부처님의 반야심경 법문보다 더 절절한 법문이 어디 있나? 아, 반야! 반야는 용맹정진이다. 하늘땅이 몰아주니 용맹정진이다. 목탁소리 파도소리 대종소리 천둥소리 가지가지 각양각색 다양한 소리 반(般) 소리 자체는 야(若) 여기에 이르러 버릴 자식이 어디 있나. 오온이 조견이다. 일체가 이놈이다. 물결은 반(般), 바다는 야(若), 반야는 용맹정진 이뭘까, 이~뭘까?

애쓰다 보면 자가옹, 이 늙은이 여기 있었네. 나갈 때 들어올 때 지나가고 돌아올 때 대웅전을 향해 이 뭘까로 경배합니다. 경배할 수밖에 없어 화두 놓칠 틈이 없네. 하늘이 와 있고 소리가 와 있고 땅이 받치고 있으니 화두 벗어날 틈이 없네. ‘이~’ 하는 이 자체 ‘관세음보살 부르는 이놈’ 얼마나 쉬운가! 놓치지 마라, 잊지 마라, 순간순간이 용맹정진이다. 십년 후 백년 후 제자리에 와 있다면 성공이다. 그러나 바로 지금 제자리에 돌아오게 해주는 반조, 이~뭘까?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졸고 있어도 그대는 세상을 살리는 주인공이다.

같이 가고 같이 걷고, 서고 앉고 서로 함께 세월이 깊었네. 물 마시고 옷 입고 언제나 대면이라. 머리 돌려 다시 생각할 일이 없네. 이~뭘까?

[1706호 / 2023년 11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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