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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화선 기반 선 명상’은 국민정신건강 강화의 초석

  • 교계
  • 입력 2023.12.26 22:00
  • 수정 2024.01.05 10:10
  • 호수 1710
  • 댓글 8

‘선 명상 대중화’ 프로그램 초안 개발…3월엔 템플스테이에 적용
조계종 “종교 넘어 청년 불안 해소·마음 근력 강화 실천에 초점”
“윤정부 정신건강 정책 구체성 결여” 지적에 “핵심 대안” 주목

조계종이 추진하고 있는 ‘선 명상 대중화’ 정책이 2024년 전 국민 정신건강 개선의 성패를 가늠할 핵심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최근 ‘국민 정신건강'을 국정 과제로 내걸었으나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의 선 명상 프로그램이 국민 정신건강 개선의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영국·미국 등 전 세계 주요 선진국이 정부 차원에서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어 선 명상 대중화를 위한 제도적,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지난해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도 “국민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도록 마음수행법을 대대적으로 보급하겠다”고 거듭 강조하며 ‘선 명상 대중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조계종 37대 집행부 출범과 함께 추진해온 선 명상 프로그램 개발이 최근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음을 반영한다. 

조계종은 지난 해부터 태스크포스인 미래본부를 신설, 선 명상 대중화를 구체화해 왔다. 미래본부는 최근 국내외 명상 프로그램 전수조사를 완료하고 동국대 종학연구소 연구진 27명이 참여한 가운데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카이스트 명상과학연구소장 미산,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 종호, 조계종 참선재단 금강,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서광, 은유와마음연구소 대표 명법 스님 등도 대중을 지도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프로그램 개발에 녹여내고 있다. 완성한 프로그램은 올해부터 일반에 선보일 방침이다. 

미래본부 사무총장 성원 스님은 “3월부터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협력해 선 명상의 진면목을 선보일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며 “9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불교도 결집대회와도 연계해 전 국민에게 선 명상의 가치를 알리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2026년까지 서울 안암동에 조계종 직영 명상센터도 완공한다. 전국의 선 명상 프로그램을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로 기능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2월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신건강정책 비전 선포대회’를 주재하며 4대 정신건강정책 혁신안을 발표했다. 임기 내 국민 100만명에게 심리 상담을 제공하고 자살률을 10년 내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20~34세 청년의 정신건강 검진 주기는 2년으로 단축한다. 

이번 대책이 나온 건 국민 정신건강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5.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부동의 1위다. 우울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22년 100만 명을 넘어섰다(국민건강보험공단). 5년 전 우울증 환자 수와 견줘보면 30% 이상 가파르게 늘어난 수치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며 20대 우울증 환자도 2018년 9만9796명에서, 2022년 19만4322명으로 4년 만에 2배 늘었다. 사람관계를 맺지 않거나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고립·은둔 청년은 전국 54만 명으로,  청년 인구의 5%에 달한다. 정부는 정신질환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OECD 최악인 자살률을 10년 이내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25.2명→12.6명).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혁신안이 혁신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에선 정신의학과 진료 기피 경향이 여전히 강하고, 심리 상담의 양만 늘린다고 치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정신건강 관리 방안으로 국가 차원에서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도 조계종의 선 명상 대중화 정책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영국은 학교 교육에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이를 위해 5년 동안 100만 명의 어린이에게 ‘1:1 집중 마음챙김’을 제공할 4500명의 교사를 훈련시키기도 했다. 미국은 ‘학업 사회 정서적 능력 함량을 위한 학습법'을 위한 법을 제정하고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명상 프로그램으로 사회정서 학습을 이어가고 있다. 미 육군도 마음챙김 기반의 주의력 훈련 8시간을 도입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트위터, 페이팔, 링크드인, 이베이, 나이키 등 수많은 글로벌 기업도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해 조직 문화에 혁신을 이뤄냈다. MBSR(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 MBCT(마음챙김에 기반한 인지치료 프로그램), MSC(마음챙김-자기연민 프로그램), ACT(수행과 전념의 치료 프로그램) 등을 체험한 이들이 정신 증상, 약물, 알코올 남용이 줄었다는 연구 보고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세계 800여 개의 의료기관도 명상 프로그램을 보완의학으로 활용하고 있다. 

총무부장 성화 스님은 “37대 집행부가 추진하는 선 명상은 스트레스와 우울, 강박 등에 짓눌린 현대인의 마음 근력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간화선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도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춘 명상법을 보급하겠다”며 “개발 목적이 종교를 넘어 청년층 마음 여유와 국민의 행복감을 높이는 데 있는 만큼 윤석열 정부의 정신건강 정책과도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710호 / 2024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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