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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 선망 동식물 왕생 발원"…서울 심곡암 '제1회 동식물 천도재' 봉행

  • 교계
  • 입력 2024.01.28 18:55
  • 수정 2024.01.28 19:27
  • 호수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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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8일, 인간 탐욕 참회하고 생명 존중 발원
수렵 취미 즐기던 김건화 신도회장 참회 눈길

“지심봉청 지심제수 금일영가 애견애묘/ 동식물을 막론하여 일체중생 영가시여/ 일심합장 하옵시고 부처님께 귀의하여/ 이 법연을 받으소서. 이 공덕으로 일체 선망 동식물의 극락왕생을 발원하옵니다. 나무아미타불….”

서울 북한산 형제봉 살얼음 낀 깊은 계곡 사이로 종소리가 은은히 메아리쳤다. 불자들의 천도 발원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태워진 영가들은 길을 인도해주는 듯한 종소리를 따라 청량한 겨울 하늘로 흩어졌다.

북한산 심곡암(주지 원경 스님)이 ‘일체 동식물 합동 천도재’를 봉행했다. 주지 원경 스님은 “그동안 무고한 동식물의 생명을 뺏은 인간의 탐욕을 참회하며 일체 동물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자 마련했다”고 밝혔다.

북한산 심곡암(주지 원경 스님)이 ‘일체 동식물 합동 천도재’를 봉행했다. 1월 28일 경내 대웅전에서 법회를 봉행한 주지 원경 스님은 사부대중 10여 명과 관욕시식, 불공, 천도 의식에 이어 직접 지은 ‘애견애묘등 동식물 천도발원문(愛犬愛猫等 動植物 薦度發願文)’을 낭독하며 애견·애묘 등 반려동물 및 일체 동식물 영가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부처님은 모든 생명체 간의 인연과 상호의존성을 강조했다. 인간과 동물 모두 윤회하며 이전 생애의 행위에 따라 현재의 삶이 구성됐기에 동물에게도 인간과 동등한 존엄성과 존중을 보여야 한다. 그렇기에 서울 심곡암의 ‘동식물 합동 천도재’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

원경 스님은 “그동안 무고한 동식물의 생명을 뺏은 인간의 탐욕을 참회하며 일체 동물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자 마련했다”며 “인간은 박애 정신이 있어야 한다. 같은 인간뿐 아니라 함께하는 모든 동식물을 경외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갖춘다면 세상의 혼잡함은 금세 사그라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애견, 애묘인 등 반려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은 반려동물이 생을 마치면 피가 섞인 듯한 연민과 절망에 빠진다”며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실감에 빠진 이들에게 부처님의 자비 가르침을 전해 위안을 줌과 동시에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천도재를 모심으로 자타불이 정신을 삶 속에 실현코자 한다”고 밝혔다.

김건화 심곡암 신도회장은 “이번 천도재를 통해 부처님의 생명 존중 가르침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발원했다.

이날 천도재는 젊었을 적 포수 취미를 즐기던 김건화 심곡암 신도회장의 발원이 더해져 눈길을 끌었다. 김건화 신도회장은 불교에 귀의한 뒤 자신이 살생한 동물들에 대한 참회의 마음을 키워왔다. 6년 전 원경 스님과 인연을 맺고 동물 천도재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이에 동의한 원경 스님은 코로나19 펜데믹을 거쳐 제1회 ‘일체 동식물 합동 천도재’를 열게 됐다. 심곡암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천도재를 봉행할 계획이다.

김건화 신도회장은 “인생의 동반자인 반려동물뿐 아니라 인간의 욕심으로 희생된 많은 동물들, 기타 이유로 한 생을 살다 간 일체 동물들의 극락왕생과 다음 생에 좋은 인연으로 만날 수 있길 기원한다”며 “이번 천도재를 통해 부처님의 생명 존중 가르침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발원했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715호 / 2024년 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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