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승가대-동국대 통폐합 논의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학교법인 승가학원이 1월 29일 오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제135차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11월 열린 제134차 이사회 결의사항 '중앙승가대-동국대 통폐합 논의'를 잠정 보류했다. 승가학원 이사장 진우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은 중앙승가대 총장 월우 스님에게 3월까지 학교 운영의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선 ‘중앙승가대 교원 신규 임용 건’을 두고 통폐합 논의가 불거졌다. 승가학원 이사 성행 스님은 “지난해 3명의 교원이 빠졌다. 하지만 오는 3월 새학기 개강을 앞두고도 충원이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폐합 논의가 공개되면서 학교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 교원 충원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진우 스님은 “지난 이사회에서 결정한 통폐합 논의가 잠정적 결론이었던 만큼, 우선 교원 충원 안건은 통과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신규 교원으로 불교학부 불교학·역경학전공에 향산 스님, 불교사회학부 사회복지학전공에 김정희 교수를 임용하기로 결의했다.
월우 스님은 교원 충원 승인과 함께 동국대와의 통폐합 논의도 ‘백지화’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1월부터 조계종 총무부·기획실, 중앙승가대학 총장·동문회·교원 등 8명이 TF를 꾸려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3월 말이면 학교 운영 발전 방안에 명확한 답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진우 스님이 “기본교육기관 조정이나 행자교육원 설치 등 교육원과 여러 가지 내용을 함께 살펴서 반드시 3월까지 결론을 지으라”고 주문했다. 중앙승가대와 동국대의 통폐합 논의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이날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간 데에는 통폐합을 바라보는 중앙승가대 동문회의 반대 여론이 만만찮았고, 통합 시 부담해야할 재정 규모가 연간 100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관측되면서 동국대가 난색을 표한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A 스님은 “양측의 충분한 의견 수렴없이 추진된 것이 결국 원점으로 돌리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하며 “통폐합 논의가 지난 이사회 때 결정됐지만 사실상 동국대와 중앙승가대 어느 쪽도 통폐합 문제를 먼저 꺼내지 않았다. 몇 달간 논의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이유”라고 전했다.
한편 이사장 진우, 이사 범해·주경·월우·성행·무상·성화·종호·정인·덕림·원철·혜도·신공 스님과 감사 미수·향림 스님이 참석한 이날 이사회에는 안건으로 △2023회계연도 법인 및 대학 추가경정예산 심의의 건 △2024회계연도 법인 및 대학 예산 심의의 건 △임원 선임의 건 △정관 및 정관시행규정 변경의 건을 다뤘다. 당연직 개방이사에는 총무원 기획실장 우봉 스님을 재추천했으며, 교육경력 일반이사 혜도 스님의 후임으로 정완 스님을 선출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이지윤 기자 yur1@beopbo.com
[1715호 / 2024년 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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