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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사리와 고대 남인도가 만나 탄생한 ‘스투파의 숲‘ 한국 첫 전시

  • 교계
  • 입력 2024.01.30 16:42
  • 수정 2024.01.30 17:52
  • 호수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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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4월 14일까지 기획 전시 진행
인도·영국·독일·미국 18개 기관 소장품 97점

고대 인도의 화장식 묘에서 부처님을 향한 예경의 대상으로 발전한 ‘스투파(stūpa)’. 북인도에서 전래된 불교는 남인도의 풍성한 표현력과 만나 예술 작품을 탄생시켰다. 그 가운데 스투파 조각으로 불교미술의 꽃을 피운 남인도인들의 정신세계를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눈길을 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4월14일까지 진행하는 특별전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이야기’는 생명력 가득한 남인도 불교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기원전 3세기 중엽, 마우리아 왕조의 아소카왕이 인도 전역에 8400여개의 스투파를 세우고 석가모니 부처님의 사리를 안치하면서 불교는 인도 전역에 전해지기 시작했다. 풍요로운 자연환경 속에 뿌리내린 남인도 고유의 문화와 만난 불교는 이색적인 조형물을 탄생시켰다.

나무와 대지에 깃든 신 약샤 조각. 우스꽝스러운 모자가 돋보인다.
나무와 대지에 깃든 신 약샤 조각. 우스꽝스러운 모자가 돋보인다.

인도인들은 숲속의 정령이 풍요를 가져와 준다고 믿었는데, 그중에서도 나무와 대지에 깃든 신을 약샤(남성형) 혹은 약시(여성형)라 불렀다. 남인도로 전래된 불교는 자연의 정령이던 이들을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스투파에 담아냈다.

동전을 쏟아내는 연꽃 모자를 쓴 약샤 조각,입에서 풍요의 상징인 연꽃 넝쿨을 끊임없이 뿜어내는 자연의 정령, 악어의 입과 코끼리의 코 등 여러 동물의 특징을 지닌 신화 속 동물 ‘마카라’가 스투파 입구를 지키는 모습, 불교의 수호신이 된 머리 여섯 달린 신화속 뱀 나가 등에서는 남인도의 유쾌한 상상력과 역동성을 20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전해준다. 

스투파 조각이 특히 활발하게 이뤄진 시기는 기원전 2세기~기원후 4세기 무렵으로. 유럽과 동남아시아 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던 때다. 당시 스투파는 국제 교역으로 부를 쌓은 상인과 장인의 후원을 받아 거대하고 아름다운 사원으로 지어졌다. 이는 불교미술이 꽃을 피우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남인도에서 불교미술이 만개해가는 과정을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 미디어월로 담아냈다. 조각마다 마련된 개별 공간에 더해진 다채로운 조명과 음악은 하나의 예술 작품을 더욱 입체적으로 짚어 보게 한다. 특히 남인도를 다스렸던 사타바하나왕의 안내로 시작되는 전시는 ‘두 가지 숲’으로 구성했다.

‘신비의 숲’ 전시에서는 북인도에서 전래된 불교가 남인도의 활달함과 만나 전환된 분위기를 소개한다. 남인도 고유 정령 문화와 어우러진 불교 조각이 돋보인다.

‘이야기의 숲’에서는 남인도 스투파의 웅장한 규모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 다양한 상징과 서사로 이루어진 석가모니 부처님의 인생 드라마를 상징하는 스투파 조각도 만나볼 수 있다.

석거모니의 사리를 담은 스투파 조각.
석거모니의 사리를 담은 스투파 조각.

박물관은 전시를 준비하며 지구의 ‘숲’과 생명을 생각하는 마음도 담았다. 전시실을 공사하며 이전 전시에서 사용한 벽을 70% 재활용해 폐기물의 양을 줄였다. 전시실 내 모바일 안내 프로그램을 활용했으며 전시의 도록 표지도 국제산림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생분해와 재활용을 할 수 있는 친환경 용지를 사용했다.

한편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이야기’는 지난해 7~11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진행한 ‘나무와 뱀: 인도 초기 불교미술’전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들이 새롭게 재해석한 전시다. 인도, 영국, 독일, 미국 등 4개국 18개 기관의 불교미술 소장품 97점을 한 데 모았다. 21세기 발굴돼 한 번도 인도 밖을 나온 적 없는 유물도 전시장에 포진해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 북인도 미술은 소개된 바 있지만 데칸고원 동남부 지역인 남인도 미술을 다룬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꽃을 상징화한 다양한 굿즈도 판매 중이다.
연꽃을 상징화한 다양한 굿즈도 판매 중이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715호 / 2024년 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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