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사리가 봉안된 스리랑카는 ‘남방의 법등’ ‘상좌부불교의 고향’으로 불리는 불교 성지 중 한 곳이다.
33기도순례단이 3월 20일부터 3월 27일까지 8일 동안 바로 이 ‘남방의 법등’ 스리랑카로 성지순례를 떠난다. 순례단은 부처님 치아사리가 봉안된 불치사에서 각자의 서원을 세우고 기도 정진의 시간을 갖는다. 불치사는 싱할라왕국 때 건립된 도량으로, 1589년부터 포르투갈의 식민지배를 받은 싱할라왕국 국왕이 궁성 안에 불치사리를 봉안할 2층 건물을 짓고 직접 공양 올리며 예경했던 도량이다. 불치사는 건물 밖에서 볼 때 해자에 둘러싸인 긴 회랑과 전면에 팔각형 건물 등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불치사를 둘러싼 건물 대부분은 왕이 사용하던 궁전과 알현실, 법원 등 왕궁 유적이라는 점도 이색적이다.
순례단은 불치사리를 봉안한 불치사에서 기도하며 환희심에 빠져들기에 앞서, 담불라석굴군에서 초기 승가의 모습과 생활상, 그리고 불교사상의 흐름을 확인한다. 아누라다푸라 남쪽으로 72km 떨어져 있는 담불라에는 현재 다섯 개의 석굴이 조성돼 있다. 수복 전쟁의 근거지가 되었던 담불라석굴사원으로 스님들에 대한 감사의 크기가 석굴 조성에 투영된 2번 석굴이 가장 크고 화려하다. 석굴 천장 벽화에는 부처님 생애가 집중돼 있고, 싱할라왕국의 역사적인 순간들도 기록돼 있다.
순례단은 불치사, 담불라석굴사원 뿐아니라 아바야기리 대탑도 참배한다. 아바야기리 대탑은 밀교 금강지 스님, 인도와 스리랑카로 구법행을 떠났던 법현 스님, 인도네시아에 불교를 전한 구나발마 스님 등과 관련 있는 곳이다. 또 중세시대 수도 폴론나루와에서 사방불 원형불탑 바타다게, 과거 불치사탑 하타다게, 반짝이 부처님 링카틸라카, 13.7m 높이의 소승불교탑 키리 비하라, 열반상이 모셔진 갈 비하라를 순례한다.
이와 함께 고대 왕국의 도시 아누라다푸라의 성스러운 보리수 ‘스리마하보디’, 마힌드라 스님이 거주했던 사찰 이수루무니야, ‘마힌다의 언덕’이라는 뜻을 지닌 미힌탈레, 시기리아의 불교유적을 답사하고 패엽경이 모셔진 알루비하라 사원을 순례하며 스리랑카 불교의 진수를 확인하는 시간을 갖는다.
남방불교의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스리랑카 성지순례에 참여한 33기도순례단은 켈러니아 사원에서 부처님 숨결이 더해진 보석의 땅 순례를 마칠 예정이다.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715호 / 2024년 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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