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외교대사배우자회(ASAS)가 정월대보름을 맞아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한국의 전통을 이해하고 한국불교 고유의 문화인 사찰음식을 체험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원명 스님)과 서울 성북글로벌빌리지센터는 2월 22일 서울 인사동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주한외교대사배우자회 사찰음식 체험행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도미니카, 콜롬비아, 탄자니아, 알제리, 조지아 등 8개 주한대사관 부인들이 참석해 정월대보름에 대한 설명과 절식인 ‘오곡밥’과 ‘묵나물’을 만들어 시식했다. 또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 내에 마련된 전시관을 통해 한국불교의 전통과 사찰음식의 의미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을 찾은 참석자들은 사찰음식에 대한 큰 관심과 함께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도미니카 대사부인 나탈리아 페데리그이 씨는 “지난해 사찰에서 음식을 경험한 적이 있는 데 담백하고 정말 맛있었다”며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고 전통음식도 배우고 싶었는데 이 같은 기회를 주어져 기쁜 마음으로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체험 행사는 사찰음식 전문가 성견 스님의 공양게를 시작으로 사찰음식의 의미와 특징, 그리고 절식(節食)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됐다. 스님은 “새해의 시작인 설이 가족의 행사라면 정월대보름은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함께하는 공동의 행사”라며 “‘절식’이란 절기에 맞추어 만들어 먹는 음식의 총괄하는 말로, 예부터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을 지어 나눠 먹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묵나물은 ‘묵은 나물’을 뜻하는데 정월대보름에 묵나물을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하여 만들어 먹었다”며 “특히 사찰의 정월대보름은 겨울철 3개월 동안 수행에 매진했던 스님들이 세상을 향해 나가는 날로, 오곡밥을 지어 김이나 취나물, 배춧잎 등에 싼 ‘복쌈’을 먹으면서 한해의 건강과 정진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성견 스님의 지도에 따라 찹쌀, 기장, 수수, 팥, 콩 5가지 곡식을 찜통에 넣고 쪄 오곡밥을 지었다. 또 물에 불려놓은 건취, 건고사리, 건호박와 무, 시금치 등을 삶고 볶아내 5가지 나물을 완성했다. 무엇보다 양파와 마늘 등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고 음식을 만든다는 데 참석자들은 놀라워했다.
콜롬비아 대사부인 산드라 파라다 씨는 “ASAS 회원들과 스님에게 사찰음식을 배워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어 즐거웠다”며 “가족들에게 꼭 선보이고 싶을 만큼 건강한 음식이다. 재료들이 익숙지 않아 마트에서 잘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탄자니아 대사부인 차바 루완야 마부라 씨는 “크리스피한 음식을 좋아하는 데 오늘 배운 고사리나물의 식감이 특히 좋았다”며 “오곡밥은 밑간이 되어있어 반찬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조지아 대사부인 타마르 차추아 씨는 “작년 여름 가족들과 템플이스테이를 했는데, 맛있게 먹은 사찰음식을 직접 배워 기쁘다”며 “조지아는 정교의 영향으로 주로 채식을 한다. 오늘 배운 사찰음식은 어렵지 않고 조지아의 문화와도 어울려 즐겨 먹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718호 / 2024년 2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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