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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종회의 변화 조짐 관심 갖고 지켜볼 것

기자명 법보신문
" 기득권을 축소하고

책임은 강화하려는

중앙종회의 변화 조짐

관심 갖고 지켜볼 것"



취재 차 또는 종단 돌아가는 현장을 직접 보고자 종회 회의장을 찾을 때마다 느꼈던 감회는 주로 ‘과연 이 종단에 희망이 있는가’ 라는 일종의 회의감이었다.

각 교구에서, 또는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스님들이 모여 진행하는 회의의 수준은 으레 실망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불교 전체의 이익보다는 종단의 이익을, 종단의 이익보다는 파벌의 이익을 아무런 부끄럼 없이 앞세우는 모습을 보면서 안수정등의 교훈을 떠올리곤 했었다. 계파의 이익 또는 개인의 영달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거나 말과 행동이 다른 결과가 빈번하게 표출되고, 때때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사안을 너무도 가볍게, 또는 철저히 이해관계에 맞춰 정하는 모습을 볼 때면 종회가 종단발전의 걸림돌이라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생산적 종회, 사소한 이해관계보다 종단과 교단을 먼저 생각하는 공심(公心)을 갖춘 종회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작금의 종단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 반가운 소식이 하나 전해져 왔다.

종회의원들이 벌인 토론회에서 귀를 쫑긋거리게 하는 소식들이 전해져온 것이다. 그 중에서도 지난 8월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에 걸쳐 열린 조계종 중앙종회 호법분과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토론회 소식은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여기서 다뤄진 몇 가지 민감한 성격의 안건들은 논의진행 자체가 뉴스 가치가 충분한 것이었다. 종회의원 스스로의 권한을 축소하려는 논의, 종책 수행과 입법과정에서 종회의원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 등이 폭넓게 다뤄진 것은 종회의 법개정을 통한 제도화라는 관문을 남겨놓고 있지만 조계종 중앙종회의 변화를 예고하는 의미 있는 진전이 아닐 수 없는 것이었다.

토론회에서 다뤄진 안건에 대해 상당수 의원들의 공감을 얻었고, 난관이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법개정 및 보완과정에서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까지 하는 것은 중앙종회는 물론이요, 종단을 위해서도 다행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가 자신이 가진 것을 내놓거나 포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비록 외부의 요구가 있기는 했지만, 종회의원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권한을 줄이고 활동의 책임성 강화를 머리를 맞대고 모색하였다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에 접한 희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종회의원 징계를 “종회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규정한 종헌 종법을 개정하고 중요한 종책에 관한 찬반투표를 할 때 책임성 강화를 위해 기명투표제를 도입하는 것 등을 종회의원 당사자들이 스스로 추진하겠다는 것은 박수를 보내야 할 일이다.

사실 이런 문제들은 많은 종도로부터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는 사안들이다. 다시 말해 명분을 갖고 있는 현안이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종회의원 스스로가 이런 여론을 수렴하는 것은 명분에 충실한 바람직한 모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자신의 기득권 보호만을 고집하며 무산시킨다면 명분을 저버리게 되는 일로 종도들의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9월 중 임시종회가 소집된다고 한다. 호법분과위원회에서 논의된 명분을 갖춘 사안들이 종회를 통과하여 제도화될 수 있을지 함께 주목해볼 일이다.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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