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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종회…이전투구 사라졌다”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4.09.20 15:00
  • 댓글 0

조계종 임시종회, 호법부장 진원 스님 인준

하루에 중요 현안 처리…“달라졌다” 호평

<사진설명>조계종 임시종회에서 스님들이 전과 달리 토론을 통해 안건을 처리,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것으로 그만. 여전히 이전투구가 계속되리라 생각했다. 비록 조계종 종회 종책모임 가운데 하나인 일승회가 참회와 함께 정쟁 중단을 선언했지만 믿지는 않았다. 조계종 종회가 말잔치로 끝난 적이 어디 한두번인가? 화려한 미사여구 뒤에는 언제나 칼날을 숨기고 있기 마련. 여기에 호법부장 임명 동의안은 종회를 대립으로 몰고 갈 태풍의 눈으로 거론된 데다 종회를 하루 앞둔 9월 14일 조계사 주변으로 집결한 종회의원들 사이에, 또 각 종책 모임간 회합이 이어지면서 종회를 둘러싼 긴장감은 높아만 갔다.

그러나 9월 15일 열린 제 164회 임시종회는 달랐다. 고성도, 삿대질도, 분노에 찬 마이크 쟁탈전도, 그리고 무엇보다 당면한 현안을 뒤로 넘기는 무책임도 보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조계종 중앙종회의 이미지를 완전히 탈바꿈 한 것이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이날 한차례 회장단과 총무분과위원 연석회를 갖은 이후 종단 현안을 차례 차례 처리했다. 고시위원회 위원 위촉 동의건, 호법부장 임명 동의건, 소청심사위원 선출의 건, 중앙선거관리위원 선출의 건, 학교법인 동국학원 감사후보 추천 동의의 건, 재심호계원 선출의 건, 2003년도 중앙종무기관 세입·세출 결산 승인의 건, 종정감사특별위원회 구성의 건 등 8개의 안건이 일사천리로 진행됐으며, 종법 재·개정, 원로회의 의원 추천의 건 등은 다음 회기로 이월했다. 각종 위원회 위원 선출에 있어 약간의 이견들은 있었으나 대부분 합의와 조정에 이은 만장일치로 처리됐다. 특히 이날 태풍의 눈이었던 호법부장 진원 스님에 대한 임명 동의안의 경우 치열한 입씨름 이후 무기명 비밀투표를 예상했지만 투표 없이 만장일치로 인준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합의에 의해 처리된 것만은 아니었다. 매끄럽게 진행되던 종회는 재심호계원 선출의 건에서 벽에 부딪쳤다. 전 조계종 총무부장 선용 스님과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를 서로 다른 종책모임에서 후보로 추천하면서 화기애애하던 그동안의 모습은 사라지고 팽팽한 긴장만이 감돌았다. 의장단에서 양측 추천인을 불러 조정을 시도했지만 그마저도 결렬됐다. 결국 이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무기명 비밀 투표가 실시됐다. 결과는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의 신승(辛勝). 40대 39 한 표차 승부였다. 그러나 이 역시 서로간의 비방이나 공방은 없었다.

물론 구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정쟁으로 까지 번지지 않았지만 위기는 있었다. 종무기관 세입·세출 결산 승인의 건에서는 영담 스님이 총무원장 법장 스님과 관련된 소송에 종단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 것을 문제 삼으면서 종회는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법률전문위원회 김형남 변호사가 “종단 질서를 위해 온당한 집행”이라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문제는 일단락됐고 더 이상 논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종회는 단 하루 만에 중요한 종단 현안을 모두 처리하고 폐회했다. 성원 미달이나 과열 정쟁 없이 하루 만에 현안을 처리하고 폐회한 것은 13대 종회 들어 처음. 조계종 중앙종회는 오는 11월 정기 종회를 앞에 두고 있다. 따라서 이번 종회에서 보여준 성숙된 종회 문화가 계속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임시종회 의결 사항

고시위원회 위원 위촉
법산 스님, 혜국 스님, 무관 스님, 미산 스님, 지현 스님, 지안 스님, 지욱 스님, 성진 스님, 지형 스님.

소청심사위원선출
청우 스님, 혜자 스님, 원소 스님, 선광 스님, 철웅 스님, 성효 스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출
도공 스님, 범해 스님, 범여 스님, 적광 스님

동국학원 감사후보 추천
성월 스님, 성운 스님, 범여 스님, 상운 스님, 박도근 동국대 총동창회 부회장, 이홍섭 하나회계법인 전무이사.

재심호계위원 선출 정념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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