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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수행 김기성 씨 상

기자명 법보신문
칼산지옥 해매다 40대에 佛緣 맺어
무진장 스님 법문 듣고 새 사람 돼


나이 40을 불혹(不惑)이라고 했던가? 그렇다. 나도 마흔이 되기 전까지는 모든 유혹에 완전히 노출된 상태였다. 실수와 후회를 끊임없이 반복하던 끝에 부처님을 만나 방황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내가 40대에 들어서면서부터다.

부처님과 인연을 맺고 제일 먼저 배운 것이 ‘나무아미타불’ 법장비구의 48대원이다. 처음엔 그저 무심히 극락세계를 그리며 염불하던 나는 ‘염불만일회’라는 야단법석을 만나 차츰 염불의 목적과 가피의 내용을 다른 각도록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에 “염불을 만일 동안?” 하며 한참을 계산해보니 27년하고도 넉달 25일이었다. 이 까마득하기만한 숫자에 아연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땅끝마을 미황사에서 청화 큰스님의 염불공덕과 법문과 장대 같은 빗줄기와 함께한 아미타 염불 2박 3일. 대구 은해사에서의 법타 스님과 함께한 염불정근에서 나는 그야말로 ‘신나게 힘차게 멋지게’ 염불하는 법을 배웠고 내 안에 오롯하게 자리하신 아미타불을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지난날들의 나를 들여다보았다.

내가 열 세살이 되던 해에 갑작스런 동생의 죽음, 아버지의 사업실패, 어머니의 병환 등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았다. 가족간에 갈등이 심해지면서 어린 나에게 세상은 저주의 대상이 되었다. 오직 강해야만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약육강식의 논리가 그 당시 내 맘을 사로잡았다. 술과 담배를 즐기고 모든이들이 싸움의 대상이었고 심지어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자해를 하는 칼산지옥의 늪을 헤맸다. 그러나 죽고싶다고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고 살기보다 더 힘든 것이 생명을 버리는 것임을 알았다. 그러다 군에 입대하였는데 거기서도 마찬가지였다. 그곳에서 나는 상관과 동료들에게 기피와 감시 대상이었다.

제대 후 택시운전, 덤프트럭 운전 등 열심히 살아보려 노력하였는데 식구는 많고 직장도 안정되지 않아 다시 방황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친구의 중매로 결혼해 단칸 월세방에서 생활하던 어느 날 신문광고에 불교기초교리과정 수강생 모집란을 보게 되었다. 큰 마음을 먹고 등록해 3개월간 교육을 받았다. 법주 스님이신 무진장 큰스님의 법문과 사자후는 병들고 찌들어 죽어있던 내 마음을 일깨우는데 충분했다.

그때부터 나는 새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이었다. 직장 동료들이나 친구들, 가족. 모든이들과 항상 웃으며 지내게 되면서 인연법의 긍정성을 알게 되었다. 쉽게 분노하고 시비걸던 못된 습관들이 차츰 벗겨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 때 배운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 6바라밀, 12연기가 내 삶의 지표로 차츰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회사에서는 인정받는 사원이 되었고 해외파견의 행운까지 주어져 3년 반을 해외지사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이 정도면 안정을 찾았네”하며 안도의 숨을 쉬고 있을 때 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나는 내가 불효자라는 죄의식과 뜻 모를 울분에 빠져 다시 술과 담배에 빠져들었다. 그러면서 또 다시 혼돈과 불안정한 생활이 찾아왔다. 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온다더니 그 동안 외국에서 외롭고 고달프게 벌어 모은 전재산을 주식에 투자해 막대한 손해를 보았다. 그 동안 나름대로 찾았던 안정된 생활이 모래성 허물어지듯 그렇게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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