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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수행 김경해 씨 하

기자명 법보신문
큰스님 찾아 뵈며 신심 돈독히 키워
금강경 책자-독송 테이트 정기 보시


우리가 불교적 삶을 살고 수행을 하는 목적이 업장소멸과 지혜·복덕의 성취에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하고 충족하는 방법은 철저한 믿음을 갖고 『금강경』을 수지 독송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사실 신심이 청정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믿고 받아들이겠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아예 들으려고 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누구에게나 이해되고 받아들여진다면 『금강경』이라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지금까지 본 『금강경』은 어느 구절이 특별히 더 중요하다고 강조할 필요가 없다. 모든 구절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전체 맥락과 하나로 통하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마음 깊이 새기는 구절이 있다.

“그러므로 마땅히 법도 취하지 말고 법 아닌 것도 취하지 말지니라. 이러한 까닭에 여래는 항상 ‘비구들이여 너희는 나의 설한 법을 뗏목처럼 여겨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이렇게 법도 오히려 놓아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법 아닌 것이야.”

대립과 분열, 갈등과 혼란으로 뒤범벅된 세상, 부처님의 가르침과 말씀이 끝자리에 있는 시기를 말법세대라 한다. 자기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힘 싸움을 하고 이긴 쪽은 이겼다는 승리감과 성취감을 맛볼 것이고 진 쪽은 패배의 온갖 서러움과 울분, 분노로 가득 찬다. 그리고 다시 이 순환의 고리는 계속 이어진다. 이것이 우리의 삶의 일면일 것이다. 내가 진리라고 믿고 있는 법조차도 버려야 할 것이거늘 하물며 법 아닌 것이야 말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법과 법 아닌 것을 모두 버리게 될 때 비로소 법집이 깨질 것이다.

나는 언제부턴가 이러한 가르침을 혼자 알고 있기가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금강경 소책자와 테이프를 만들어 다른이들에게 널리 보시를 하겠다는 원력을 세웠다. 그런데 지방 억양이 강한 내 목소리로는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함께 신행생활을 하는 분 중에 고운 목소리를 가진 한 보살님께 도움을 청하였다. 그 보살님이 음성보시 공덕을 쌓아 드디어 금강경 테이프가 완성됐다. 우리는 금강경 테이프가 완성 되어 나온 날의 벅찬 감동과 환희심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 환희심을 가슴이 지닌 채 갑신년 동안거 결제 직후 나는 인연 있는 사찰에 금강경 테이프와 소책자를 나누어주기 위해 혼자서 길을 떠났다. 제일 먼저 영주 부석사에 들렀다. 부석사에 가니 예전에 부석사에서 정진하던 추억이 아련히 떠올랐다. 다음으로 간 태백산 각화사에서 서암에 계시는 노스님을 뵈니 부드럽고 온화함이 가득 느껴졌다. 밤늦은 시간에 찾아간 문수산 축서사의 큰스님께서는 따뜻한 자비로 맞아 주셨다. 큰스님의 격려와 공부에 대한 당부의 말씀을 들으면서 화두참선에 대한 신심과 발심을 더욱 다졌고 또한 내가 가는 길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분명히 하게 됐다.

『금강경』과 화두참선. 나의 인생에 있어 이 두가지면 충분하리라. 고요히 달빛을 비춰주는 밤. 문수산 축서사의 굽이굽이 도는 산길을 내려오면서 문득 금강반야의 노래를 목 놓아 부르고 싶었다. 금강과 같은 날카롭고 빛나는 지혜의 칼날로써 어리석은 욕망과 집착을 끊고 번뇌와 고통이 없는 저 언덕, 영원한 안락과 평화가 숨 쉬는 피안의 세계가 그리워 졌던 것이다.

국회사무처 경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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