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력수행 최정태 씨 하

기자명 법보신문
수행카페 회원들과 매월 백련암서 삼천배
능엄주 외니 두통없이 청명-꿈에도 하심


미숙아를 업고 다니며 8년을 아비라 기도에 참여시키는 엄마, 시각장애로 눈이 보이지 않아 책을 통째로 외우는 사람, 남편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삼천배를 시키며 날마다 참회기도를 하는 사람.

세상엔 참으로 힘들게 사는 사람이 많았다. 온라인 카페로 만난 도반들과 매월 백련암에서 삼천배를 하고 또 아비라 기도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다들 나보다 힘들고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사연을 가진 이들이었다. 그들을 생각하니 도저히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었다.

그 도반들 덕에 더욱 정성껏 삼천배를 하고 아비라 기도를 올렸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내가 삼천배를 할 때마다 범상치 않은 꿈을 꾼다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 삼천배를 마친 날 밤 꿈에 형사가 나타나 무턱대고 나의 잘못을 꾸짖더니 변명하는 나에게 두고 보자며 앙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사라졌다. 그리고 나서 반년이 지난 올 1월. 삼천배를 한 그날밤 역시 형사 꿈을 꾸었다. 지난 여름밤 꿈에 나왔던 형사가 이번에는 한 사람을 더 데리고 나타난 것이 아닌가. 형사가 나의 잘못을 꾸짖으니 내가 “조용히 반성하는 자세로 살겠습니다”하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러니 형사와 함께 온 사람이 “이제야 말이 통하네”하고 웃으며 사라진 것이다. 그저 한낱 꿈이려니 생각할 수도 있지만 꿈에서나마 내가 하심을 가진 게 아닌가 하고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내가 꿈에서나마 가졌던 그 하심을 쌓는데 어쩌면 아비라 수행과 함께 한 절 수행이 한 몫 했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수행 중 겪은 아픔들이 마음을 비우게 했을 것이다. 매일 600배의 절을 하는데 땀과 알 수 없는 끈적거리는 노폐물이 몸속에서 빠져나왔다. 처음에는 무릎이 아프다가 허리가 아프다가 또 명치가 아파 한참을 고생하기도 했다. 절 수행이 내게 맞지 않는 것을까 고민을 하던 차에 “업이 녹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인내하며 계속해 나갔다.

능엄주를 외면서 또 다른 고통이 찾아왔다. 잇몸이 들뜨고 머리가 아플 때도 있었다. 머리에서 무엇이 스물스물 기어 다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둘씩 고통에서 벗어나고 잡념도 덜해졌다. 아비라 기도 때는 몸에 열이 나면서 부들부들 떨리기도 하고 식은 땀나며 토할 것 같기도 하고 무릎이 부서져나가는 것 같았다. 마지막 마칠 때쯤엔 별로 아프지도 않고 머리가 텅 빈 것처럼 고요해지며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는 환희심이 몇날 며칠 지속되었다. 능엄주도 하면 할수록 속도도 빨라지고 머리가 맑아졌다.

수행을 한다고 당장 큰 변화가 오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방향이 바뀌고, 갈수록 새로운 방향으로 가게 된다는 말을 그제서야 실감할 수 있었다.

성철 스님께선 혼자만의 수행을 하지 않으셨다. 항상 중생을 위해 고심하신 끝에 절과 능엄주 독송, 아비라 기도를 하게 하셨다.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받들며 오늘도 나는 도반과 더불어 계속 수행하게 해달라고 기도드리며, 선업 쌓기를 서원한다. 이것이 부처님을 만나게 해주신 고마운 분들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며, 앞으로 내 자신의 참회와 더불어 많은 사람이 참회의 기도와 수행을 하도록 돕는 것이 내게 남은 소임이라 거듭 다짐해 본다.


자영업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