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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태안 마애삼존불 존명(尊名)은 上

기자명 법보신문
황수영, “약사여래-관음보살-석가여래” 주장
강우방, “약사여래-관음보살-아미타여래”반박


충남 태안군 백화산 정상 부근에 봉안된 국보 307호인 태안 마애삼존불〈사진〉은 서산 마애삼존불과 더불어 백제의 대표적인 불상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백제의 미소로 불릴 정도로 온화하고 섬세한 여성미를 표현한 것이 서산 마애삼존불이라면 태안 마애삼존불은 대담한 얼굴표정과 장대한 체구 등 강인한 남성미를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태안 마애삼존불은 세 분의 부처를 바위 면에 새겼는데 그 배치 수법이 독특해 발견당시부터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이는 대부분의 삼존불이 중앙에 거대한 여래상을 조각하고, 좌·우에 작은 보살상을 조각한 것에 반해 태안 마애삼존불은 중앙에 작은 보살 입상을 세우고 좌우에 큰 여래상을 조각해 놓았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의 삼존불이 1구의 불상을 기준으로 2구의 보살상을 좌우로 배치했지만 태안 마애삼존불은 보살을 주불로 좌·우로 여래상을 세워 조각한 것이다.
이 같은 일보살(一菩薩)·이여래(二如來) 양식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어디에도 없는 유일무이한 양식이다.

이로 인해 학계에서는 오랫동안 태안 마애삼존불을 설명할 때 파격적인 배치의 특이한 양식이란 말로 이 작품의 의미를 설명해 왔다. 또한 태안 마애삼존불은 오랜 기간 풍화로 조각상의 윤곽이 대부분 훼손돼 이 보살상과 여래상의 명칭을 두고 학계에서는 논쟁을 거듭해 왔다.

태안 마애삼존불이 학계에 처음으로 보고된 것은 1961년 10월 동국대 황수영 박사에 의해서였다. 그는 태안 마애삼존불 발굴 조사 후 발표한 「충남 태안의 마애삼존불상」(역사학보,17집) 논문에서 “태안 마애삼존불은 당시 백제 사람들이 가장 신앙하던 각각의 서로 다른 부처를 새겼는데, 그것을 집성(集成)해 삼존으로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며 “존명(尊名)은 가운데가 관음 보살이며 좌측은 약사여래, 우측은 석가여래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즉 황 교수는 태안 마애삼존불이 처음부터 하나의 신앙과 설계에 따라 세 분의 부처를 조각했다기보다 의미가 서로 다른 각 부처를 한데 모아 새긴 것이며 각각의 부처들이 별도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황 교수는 “존명(尊名)에 대해서는 당대 신앙의 내용과 그를 충실하게 반영하던 조상사(造像史)의 계보를 면밀히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은 주장은 현지에서 얻은 태을암주지담(太乙庵住持談)라는 『사전(寺傳)좭과 인근주민들이 신앙활동으로 전해져 오는 전칭(傳稱)을 통해 밝힌 것”이라며 다소 조심스런 견해를 폈다.

이후 많은 미술사학자들이 태안 마애삼존불에 대한 연구를 거듭했으나 7세기 무렵 제작됐을 것이라는 의견만 공유했을 뿐 존명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밝히지는 못했다.

그러나 1995년 이화여대 강우방 교수는 「태안 마애삼존불」라는 논문을 통해 “태안 마애삼존불 존명은 관음보살을 기준으로 왼쪽은 약사여래, 오른쪽은 아미타여래”라며 황수영 교수의 주장을 반박하며 본격적으로 ‘태안 마애삼존불 존명 논쟁’을 시작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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