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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태안 마애삼존불 존명(尊名)은 下

기자명 법보신문
문명대, “석가여래-미륵보살-다보여래”주장
종범 스님, “보문품 근거한 이불봉주상”반박


강우방 교수는 태안 마애삼존불의 존명에 대한 황수영 박사의 “가운데가 관음 보살이며 좌측은 약사여래, 우측은 석가여래일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관음보살을 기준으로 왼쪽은 약사여래, 오른쪽은 아미타 여래”라고 반박하면서 새로운 논쟁을 일으켰다.

강우방 교수에 따르면 왼쪽에 새겨진 불상이 약합(藥盒)을 들고 있어 약사여래가 분명하고 가운데 부처가 관음보살이기 때문에 오른쪽 부처는 석가여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석가여래의 자비의 화신으로 알려진 관음보살이 석가여래보다 위계가 낮기 때문에 만약 석가여래를 모시기 위해서는 가운데에 주불로 조각하고 왼쪽에 관음보살을 모시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백제 장인들이 아무리 불교지식이 없었다 하더라도 석가여래는 관음보살보다 작게 조각하지도 관음보살을 보좌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오른쪽에 모실 수 없다는 기초적인 지식은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동국대 문명대 교수는 1995년 「태안 마애삼존불상의 신연구」(불교미술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가운데 있는 보살은 미륵보살이며 왼쪽은 석가여래, 오른쪽은 다보여래”라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논문에서 “가운데 부처가 관음보살이라고 단정할 수도 또 왼쪽 불상이 약사여래라고 볼 수도 없다”며 “이는 중국불상의 경우 상당수가 한 손이나 양손에 보주를 쥐고 있지만 관음보살이 아닌 경우도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약사여래가 약합이나 약호를 반드시 손에 들기 시작한 것은 8세기 전반기에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태안마애삼존불은 7세기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왼쪽 불상이 손에 들고 있는 것을 약합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이어 “이런 모습을 한 불상이 중국 상하이 박물관에 남아 있는데 여기서 부처 이름을 석가여래라고 기록하고 있고 태안 삼존불은 이존불 형식이기 때문에 불교 경전이나 중국에 남아 있는 유물에 의하면 이존불 형식의 경우 석가여래와 다보여래가 좌우로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전에 의하면 다보여래는 과거불이고 석가여래는 현재불로 백제인들이 과거불과 현재불을 좌우에 배치한 것은 과거불과 현재불이 한 공간에서 만나 하나의 영원한 부처로 승화된다는 의미를 담기 위한 구도”라며 “따라서 과거불과 현재불을 이어주는 매개 부처가 미륵보살이므로 가운데 보살상은 결국 미륵보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미술사학자들의 주장과 반박에 대해 중앙승가대 총장 종범 스님은 2002년 한국불교학결집대회에서 발표한 「한국불교의 주요불전과 교단형성」이라는 논문을 통해 “태안 마애삼존불은 『법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에 의한 불상배치”라며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파격미라고 미술사학자들이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님은 이어 “보살입상과 좌불상은 보주(寶珠)를 들고 있고, 우불상은 보주가 없는데, 이는 「보문품」에는 관음보살이 무진의보살로부터 받은 보주를 둘로 나눠 하나는 좌측의 석가모니불에게 올리고, 남은 보주는 우측의 다보불에게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태안 마애삼존불은 이 내용을 그대로 형상화 한 이불봉주상”이라고 설명했다.

30년 가까이 이어져 오던 태안 마애삼존불 존명 논쟁은 종범 스님의 논문에 의해 일단락됐다. 결국 태안 마애삼존불은 경전의 내용을 그대로 형상화한 ‘관음보살 이불봉주 삼존상’으로 전혀 파격이 될 수 없으며 또 태안 마애삼존불 존명 논쟁도 경전을 이해하지 못한 미술사학자들의 잘못된 해석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권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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