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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총무원장에게 바라는 네가지

기자명 법보신문
보 광 스님
동국대 교수

한국불교의 대표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이 제32대 총무원장을 모시게 되었다. 선거과정에서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걱정하였지만, 무사히 마무리되었고 여법하게 선출하였다. 그러나 새로 뽑힌 지관 스님이 해야 할 일들은 태산 같기만 하다. 그 동안 선거를 치르면서 생긴 갈등을 치유하고, 모든 종도들이 흔쾌하게 뜻을 모으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 하겠다. 필자는 새 총무원의 종책에 몇 가지를 바라고 싶다.

첫째는 종단화합과 안정이다. 조계종은 일찍이 총무원장의 선출 때문에 많은 갈등을 표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서로 상대를 비방하거나 흑색선전하는 유인물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자발적인 감시단이 결성되어 주의와 경고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곤 했다. 종단이 화합과 안정에 들기 위해서는 총무원장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총무원장이 총책을 펴기 위해서는 먼저 원로회의, 종회, 본사주지회의, 중앙신도회 등과의 관계를 원활히 해야 한다. 특히 종회의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받지 않고는 현재 조계종의 종헌종법상 어떠한 일도 할 수 없다. 총무원장은 항상 종회의 지지를 받아야 하므로 종회의원들과의 관계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 종단의 운영이 각 본사의 분담금에 의지하고 있는 만큼 본사주지와의 관계도 원만히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종단의 최고기구인 원로회의에 대한 최고의 예우와 신도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힘이 모아져야 대사면과 복권, 화합을 기대할 할 것으로 본다.

둘째는 전통불교문화를 현대화해야 한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역사적인 전통을 잘 지켜오고 있다. 그러나 전통을 고수하는 모습은 자칫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여기에는 교육제도, 의식주생활, 불교의식, 사고방식 등 모든 분야가 해당된다. 특히 승가의 전통적인 교육제도인 수행공동체는 긍정적인 많은 면을 가지고 있지만 국가로부터 교육체제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350년 전의 커리큘럼을 지금도 적용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지만 교육의 효율성은 떨어지고, 현대사회가 바라는 인천의 사표를 배출하지 못하는 절름발이식 교육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교육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제도권의 현대화된 교육을 접목시켜 효율적이고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야 할 것이다.

셋째는 종단이 설립한 종립기관의 정상화다. 여기에는 조계종이 단독으로 설립한 기관과 범불교적인 기관들이 있다. 예를 든다면 동국대학교와 불교방송국, 불교TV, 불교진흥원과 각종 복지기관이나 연구기관 및 재단법인 등이다. 이들 기관들은 종단이 설립의 주최이면서도 관리감독이나 설립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사당화 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 원인은 종헌종법상 총무원장의 겸직 금지조항으로 각 종립기관의 이사로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족쇄를 하루빨리 풀어야 할 것이다.

넷째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불교발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종단의 백년대계를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종단의 장단기계획과 비젼을 제시하고 사부대중과 종도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역대 총무원장들은 현실문제에 급급하여 어떠한 장단기 계획도 세우지 못했으며, 발전책을 강구하지 못했다. 그러나 종단이 안정세에 들어가고 종도들의 협조가 있으면 얼마든지 참여할 인재는 많다. 종립 동국대학을 비롯하여 교수불자회, 신도회 등을 활용하면 가능하다. 종단발전에 기여코자하는 불자들은 많다. 이들에게 기회를 주어서 한국불교의 청사진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부디 건강하시어 밝은 한국 불교상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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