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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수행 권오영 씨 하

기자명 법보신문
매일 1080배-바라밀 염송 정진
절수행 후 남을 위한 기도로 전환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선 기적을 바라는 수밖에. 매달리고 애원하면 기적이 일어날까? 집 근처에 위치한 부천 석왕사로 달려갔다. 그리고 물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부처님께 매달렸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그저 오라버니를 살려달라고 부처님께 업드려 애원했다. 그리고 절을 하기 시작했다. 석왕사뿐 아니라 영험이 있다는 절을 찾아다니며 수도 없이 많은 절을 했다. 결국 오라버니는 다음해 봄꽃이 만발한 5월 아미타부처님이 계신 극락세계로 먼 길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나 기도 덕분인지 오라버니의 마지막 모습은 편안하기만 했다.

이후 나의 절 수행은 지속됐다. 매일 108배를 하고 주말이면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며 1000배를 올리는 의식을 거르지 않았다. 그러던 2004년 10월 참으로 귀한 인연을 만나게 됐다. 안성 도피안사에서 철야 3000배 정진을 이끄는 박종린 거사를 만나게 된 것이다. 철야기도에 동참하면서 나의 신심은 굳건해 졌고, 금상첨화로 회사도 여러 인연 있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무난히 꾸려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시련은 다시 시작됐다. 수행이 부족해서인지 나의 내면 깊숙이 숨어있던 오만과 욕심이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올 5월 회사를 함께 운영하던 사람들과 마찰을 빚어 견딜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6월부터는 경영의 이선으로 물러나야만 했다. 억울함과 분심이 들끓었고, 또 무언가를 뺏길 것 같은 두려움이 가득했다. 자연히 평소 하던 수행도 소홀해지고 혼란스럽고 불안한 날들은 지속되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은 마음에 용인의 절로 찾아갔다. ‘더 이상 뺏기지 않게 저를 지켜주소서. 그들로부터 보호하소서.’ 입술이 닳도록 지장보살을 염하며 절을 이어갔다. 하루 4시간의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나의 일상은 절과 염불의 지속이었다. 하지만 며칠 후 문득 이 모든 장애가 나를 지키려는 욕심에서 비롯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이 내 욕심 때문이며 스스로 지은 악업의 인연으로 발생했다는 생각에 가슴을 치며 후회를 했다. 그리고 나를 위한 기도를 참회의 기도로 바꾸었다.

참회의 기도는 스무하루 동안 이어졌고 마지막 날 꿈속에서 지장보살님이 화현하는 가피도 받았다. 이후 마음속에 우뚝 자리 잡고 있던 불안한 마음은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겸허함과 감사함 속에서 다시 100일기도를 시작해 원만히 회향을 맞았다.

수행을 하다보면 진실한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아상을 없애는데 절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생각한다. 정성을 다해 절을 하다보면 오체투지의 의미를 절로 알게된다. 온 몸은 쭉 펴져 가장 낮은 자세를 취하게 되며 오직 한 마음뿐인 지극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또 염불삼매에 빠지는 순간 나라는 존재도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나는 매일 1080배와 마하반야바라밀 염송, 아미타불을 호명하며 기도를 올린다. 토요일에는 3000배를 지속하고 있으며 동안거에 맞춰 하루 108참회를 하고 있다. 또 매달 한차례 안성 도피안사를 찾아 하루 1만배 수행에 동참하고 있다. 지금도 가끔은 나의 작은 소망을 위해 기도를 하기도 하지만 전법과 정법수호를 위한 간절한 부름과 몸 낮춤으로 수행을 지속할 것이다. 나의 소중한 도반들 모두 세세생생 부처님 뜨락에서 도반으로 만나기를 서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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