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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 박동규 상

기자명 법보신문
염불-주력수행에 심취하기도
아내 영향으로 화두 받아 정진


꿈 많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나는 호기심과 질문이 많은 학생이었다. 진리에 대해서 목말라 하고, 수없이 많은 질문을 주위사람들에게 해 대었던 나에게, 동아리의 한 선배가 여름불교생활학교가 개최되던 수색의 광복사로 인도를 해 주었던 것이 내가 처음으로 부처님과 맺은 인연이었다. 그 때까지 교회는 다녀 보았어도 절에는 소풍 때만 잠시 들렸었던 곳이라 낯선 곳이었지만 지적 호기심이 한창이었던 나에게 체계적인 불교교리는 새로운 지평이었다.

성동기계공고 불교학생회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나의 말과 지식은 모두 불교와 관련된 것들로 채워지기 시작하였고 드디어 불교는 점차로 나의 생활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애지중지하던 법회 노트를 잃어버렸다. 아직 성숙하지 못하여 법회 때 주워들은 말과 글귀를 열심히 전하며 살던 나였기에 법회노트를 잃어버린 것만으로도 나는 한동안 나의 생활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그 때 나는 배운 것들이 소화되지 않는 한 모두 내 것이 아닌 것을 깨달았다. 얻어들은 것들을 내 것으로 하지 않으면 결국 남의 것이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런 일이 있고나서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시절까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절을 다니면서 문자를 배우고는, 자신의 생각을 키우고 한참 뒤에는 절을 다시 나가는 일을 반복하며 지냈다. 대학시절에는 대학의 불교학생회보다는 서울 구의동 영화사 청년회를 다니면서 조용히 불자로서의 삶을 살게 되었다.

그리고 인천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자리를 잡는 동안 열심히 회사 생활만 했다. 그동안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고 승진을 하고 실적을 쌓고…. 그렇게 열심히 생활을 하였다. 그러다가 인천 성불사의 원경스님과의 인연으로 다시 부처님을 찾게 되고 5년 정도 어린이회를 지도하게 되었다.

아내도 나를 만나 연애를 하면서 절에 다니게 되었다. 그 때가 『원각경』을 한창 배울 때였는데 아내는 처음부터 『원각경』과 『금강경』과 같은 대승경전을 좋아하고 다른 수행방법보다는 선을 좋아하였다. 나도 아내 덕분에 인천 용화사에서 계와 화두를 받긴 했지만 워낙 책읽기를 좋아하고 지식 쌓기를 좋아해서 초기경전부터 대승경전까지 두루 섭렵을 하고, 수행도 다라니와 염불, 염불선 등 방황에 가까운 횡보를 했다. 그러나 그렇게 공부하는 방법이 다르더라도 부부가 같이 절에 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고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일이다. 또 둘만의 대화를 폭넓게 하는 일이기도 하여서 책을 읽고 나면 각자의 생각과 의견에 대한 논쟁이 분분하여 밤이 가는 줄 모르고 토론을 하기도 하였다.

초기 나의 주된 수행은 주력(呪力)이었다. 처음에 백일을 작심하고 했는데 그것이 순조롭게 끝나게 되자 다시 이백일, 삼백일 늘리며 천수다라니를 하루에 오십 번 내지는 백 번씩 염송했다. 기도에 자신이 붙자 다시 천일을 작심하고는 다라니 기도에 들어갔다. 그 당시 기도 주제는 ‘어떻게 살아야 참으로 잘 사는 것이고 만인에게 복되게 사는 것인가?’였다. 천일기도 중에 다라니를 하며 매일 백팔 배를 하고 두 번에 걸쳐 천수다라니 천편을 염송할 무렵 14년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부산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가야 AMA(주) 부설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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