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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성 상실-‘숙박시설’전락 우려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6.02.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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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테이 건축 이대로 좋은가

<사진설명>템플스테이 사찰에서 불교문화를 체험하고 있는 외국인들.(사진제공=한국불교문화사업단)

원활한 템플스테이 운영을 위한 시설확충사업이 편의성에 맞춰 진행되면서 전통사찰의 원형 훼손은 물론 수행환경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콘크리트 위주의 획일적인 건축물로 인해 우리 고유의 불교전통을 전하겠다는 취지의 템플스테이가 오히려 전통을 파괴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지정사찰 매년 20% 늘어

지난 2월 13일 동국대 부설 사찰조경연구소 주최한 ‘템플스테이 사찰의 조경과 건축’ 세미나에서 건축·조경 전문가들은 템플스테이 건축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제기했다. 동국대 조정식 건축공학과 교수는 “전통사찰의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불교문화 또는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차분하고 고풍스러워야 할 전통사찰이 난개발과 과다한 시설증축으로 왜곡되고 있어 문제”라고 밝혔다. 조 교수는 또 “사찰은 건물과 건물, 건축과 비건축의 중요도에 따른 위계라는 것이 있다”며 “이런 요소들의 중요성이 무시된, 지나치게 세련(현대화)된 건축물은 전통 건축과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동국대 허상현 교수도 “최근 템플스테이 사찰에 새로 들어서는 건물들에는 과거부터 내려오던 전통적인 건축원리가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사찰의 전래적 아름다움이 자취를 감추고 있을 뿐 아니라 전통건축문화의 보전이라는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템플스테이의 이런 하드웨어적인 건축의 문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템플스테이 이용자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자료에 따르면 템플스테이 원년인 2002년 예약을 통한 템플스테이 참가자는 991명이다.

무분별 증개축이 문제

그러나 2003년 4000여명, 2004년 3만7000여명, 2005년 5만2000여명으로 이용자수는 매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템플스테이 지정 사찰들도 매년 20%이상씩 늘고 있지만 이용자 증가 추세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 이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편의성만이 강조된 건축물들이 템플스테이 공간으로 양산되면서 전통환경을 해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허가를 받지 않고 급하게 템플스테이 전용 공간을 만들다 지역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다시 해체했던 부산 B사찰의 해프닝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템플스테이를 상업적으로만 바라보는 잘못된 시각도 교정할 필요가 있다. 편차는 있지만 몇몇 사찰의 경우 1000명, 3000명 수용을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규모 수용은 고요하고 정적인 한국불교의 전통적인 이미지에 맞지 않을 뿐더러 스님들의 수행 환경 훼손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동국대 허상현 교수는 “일본 황벽산 만복사의 경우 전통사찰의 원형을 지키기 위해 전기시설 확충을 자제한 결과, 난방의 문제로 겨울철 방문객을 받지 않지만 일본을 대표하는 템플스테이 사찰로 명성을 얻고 있는 점을 눈여겨 봐야한다”고 조언한다.

표준안 마련 급선무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조계종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1월 전통건축전문가를 영입, 전통문화사업단 내에 건축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설계 자문에 나선데 이어 이용시설에 대한 표준안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단장 현고 스님은 “템플스테이 사업을 위한 시설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한 결과 편리성은 증가됐지만 사찰이 갖는 독특한 전통과 문화를 상당 부분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이용 편의성을 극대화하면서도 종교와 문화가 훼손하지 않는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형규 기자 ki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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