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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 박동규 하

기자명 법보신문
참선회 ‘청중’ 소임 맡으며 정진
아내가 가장 훌륭한 수행 도반


직장을 부산으로 옮기게 되었을 때, 우리는 처음으로 범어사와 통도사에를 가게 되었다. 거기서 우리는 부처님의 인연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다. 우리는 신혼여행을 남들 다 가는 제주도로 가지 않고 송광사, 해인사를 비롯한 성지순례를 겸해서 갔었는데 왠지 삼보사찰 중의 첫 번째인 통도사와 부산의 범어사는 안 가 봐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가지 않았다.

그런데 통도사와 범어사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가 왜 안 와도 되었는지를 알게 된 것이다. 회사는 통도사 근처에, 그리고 집은 범어사 근처에 얻게 되었으니 따로 설명이 필요 없었다. 그것 모두가 범어사와 인연을 맺기 위한 준비가 아니었나 싶다.

그 때부터 범어사에 다니게 되었다. 인연이 되었는지 범어사 청년회를 나가고 나중에는 청년회장까지 하면서 나는 변함없이 교학에 관심을 두고 다라니 수행을 계속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영원한 행복을 찾는 지름길, 간화선’을 알려주신 조계종 기초선원장 지환 스님을 만나게 되었다. 스승님의 가르침에 따라 그 때까지의 마음을 정리하고 참선 지도와 화두를 받았다.

교리에 익숙하여 내는 ‘물해(物解)’의 마음에 대해서 스승님께 혼도 나고 야단도 맞으면서 점차 간화의 세계로 들어섰다. 남에게 얻어들은 말도 내가 소화하고 이해하지 못하면 내 것이 되지 않았던 것처럼, 내가 쌓은 지식도 결국 생사의 근원을 해결하지 않으면 영원한 행복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을 마침내 깨달은 것이다.

화두 수행에는 아내가 많은 의견과 도움을 주었다. 아내는 늘 깨어있음과 심지어 잠을 잘 때도 화두를 성성하게 들도록 경책을 해 주었다. 직장이라는 좋은 방패막이를 갖은 나는 게으름을 부렸지만 아내는 말없이 기다리며 응원을 해 줬다. 아내의 응원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고 하루 한 끼 생식과 육미 섭생으로 몸의 힘을 기르고 기호흡을 통해서 참선 때마다 몸이 뒤틀리고 잠이 오는 것을 막았다. 또 매일 자신과 이웃을 위한 다라니 기도를 베이스로 깔아 참선 때마다 밀려오는 잡념의 번거로움을 걷어내고 화두 수행에 몰입해 갔다. 매일 매일 깨어있고자 노력하는 나에게 자신의 변화를 가족과 이웃이 먼저 얘기를 해 줬다. 그러나 아직 시작에 불과하고 첫발을 내 딛은 느낌뿐이다.

개인적으로 열심히 살아서 직장인으로서도 사회에 지식과 노력으로 보답하고, 가정을 가진 사람으로서도 행복하고 단란하게 살고, 그리고 수행인으로서도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사는 것이 불교인의 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탁마상성, 이것이 우리 불자 부부와 가족의 ‘참의미’라고 생각하며 또 우리 참선회의 도반들이 지향해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마침 올해에는 범어사 토요참선회의 남자 청중의 직책을 맡았다. 남자 청중은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참선회를 소개하고 참선회의 청규와 수식관 등에 대해 설명해줌으로써 간화선의 세계로 인도하는 임무다. 선찰 대본산인 우리 금정산 범어사의 토요 참선회를 통해서, 새로 간화선의 세계로 들어오는 불자들에게 작은 경험이나마 도움이 되게 하고 싶고 서로가 탁마하는 도반이 되어서 성불의 길로 같이 가고 싶다. 부처님 늘 감사합니다.

가야 AMA(주) 부설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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