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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수행 한용찬 씨 하

기자명 법보신문
6년째 매일 3~5시까지 금강경 독송
욕심-분노하는 마음 줄고 몸도 건강


처음 해 본 49일 금강경 공부는 내 삶의 가치관과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그러면서 부처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일이 바로 내 두터운 업장을 녹이는 일이며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자비의 손길을 펼치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다음부터는 나는 나름대로 원력을 갖고 일을 하게 되었다. 먼저 만나는 사람들마다 ‘이 사람이 신심 발심해서 부처님 시봉 잘 하기를 발원’하겠다고 결심했다. 또 ‘안 된다’ ‘싫다’ ‘귀찮다’라는 마음이 올라올 때마다 그 마음 자체를 부처님에게 바치겠다고 원을 세웠다. 내 모든 걸 거룩하신 부처님께 지극히 공양함으로써 부처님을 닮아가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새벽 2시에 일어나 금강경을 독송하며 정진했고, 낮에는 법당에 나가 이일 저일을 했다. 또 저녁 때면 들녘에 나가 지는 해를 바라보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바쳤다. 하루하루를 거듭할수록 만나는 사람들에게 발원하고 망념을 바치는 일이 조금씩 익숙해져갔다. 때로는 나도 의식 못하는 사이에 부정적인 생각들이 떠오를 때면 깜짝 놀라 부처님께 바쳤고, 나중에는 꿈속에서조차 바치는 일을 그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어떤 공부라도 그렇듯이 바치는 일 또한 쉽지 않았다. 어느 때는 올라오는 생각을 바치는데 마치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도 있었고, 어느 때는 공부 중에 마치 백천간두에 서서 울부짖는 심정이 되기도 했다. 또 어느 때는 ‘부처님께 이 마음 모두 바쳐 부처님 시봉 잘하겠습니다’라는 말을 애간장을 다 토해내듯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고, 언제 이 헛된 망상을 다 바쳐서 공부를 다 마치나 하는 회의가 들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바치고 또 바쳤다.

그렇게 3년 공부 회향할 무렵 나는 어떠한 업장이 올라오더라도 다 바칠 수 있을 것 같은 치심(잘난체 하는 마음)이 생겼다. 이 또한 업장이었다. 그러더니 얼마 후에는 더 큰 업장인지 화가 나고 골치가 아팠으며, 만사가 귀찮아졌고 염불할 때 부처님 명호조차 목소리에서 나오지 않을 정도로 무력해졌다. 나는 이 또한 마장이라는 생각에 ‘제 몸과 마음 다 바쳐서, 세세생생 부처님 시봉 잘 하기를 발원’하는 원을 세우고 금강경을 독송하고 바치기를 그치지 않았다. 아무리 두터운 얼음장이라도 봄기운 앞에 녹고야 말 듯 번뇌와 무기력도 금강경의 힘 앞에 사그러들었다.

새벽 3시부터 5시까지 법당에서 공부하는 일도 이제 6년째다. 나는 지금까지 ‘하루의 시작을 법당에서’라는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내 몸도 마음도 참 많이 바뀌었다. 안경을 쓸 정도로 눈이 좋지 않아 경전 읽기가 쉽지 않았는데 부처님을 향하는 마음으로 눈이 좋아져서 공부 잘했으면 하는 원을 세웠더니 오래지 않아 2.0, 1.1로 좋아져 안경을 벗게 됐다. 또 지금까지 심한 감기도 한 번 걸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변화는 화내는 일이 거의 없어졌고 누구를 탓하는 마음도 줄었다는 점이다. 공부하기 전에 혈연, 학연, 지연 등의 끈을 찾아다니며 의지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에 전혀 의지하지 않을 정도로 독립심이 커진 것도 물론이다. 김원수 법사님의 말씀처럼 모든 것이 내가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의 근원이신 부처님께 감사드리며 바치는 법 일러주신 선지식께 감사드리며 호념부촉해 주시는 스승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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