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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수록된 찬시 48수, 모두 일연 작품”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6.03.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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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김상현 교수, ‘동국사학’서 주장
김주한-하정룡 씨 기존 주장 모두 반박


『삼국유사』에 수록돼 있는 찬시(讚詩) 48수는 모두 일연 스님의 지은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국대 김상현〈사진〉 교수는 최근 「동국사학」(2005년 12월)에 기고한 「삼국유사의 찬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찬시 중에 일연 스님의 작품이 아닌 것이 포함돼 있는 몇몇 학자의 주장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삼국유사』의 저자가 일연 스님이듯이 이 책의 한 서술형식으로 돼 있는 찬(讚)도 일연 스님의 작품으로 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국유사』에 포함돼 있는 찬시(讚詩) 48수는 각 항목별로 본문의 서술을 끝낸 뒤에 찬자 자신의 느낌을 칠언절구(七言絶句)의 한시(漢詩) 형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저자 일연 스님의 깊은 사유와 문학적인 깊이를 짐작할 수 있는 자료일 뿐 아니라, 『삼국유사』체제상에서도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어 일찍부터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찬시 48수 가운데 일연 스님의 저작이 아닌 것도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있어왔다.

특히 김주한 교수는 「삼국유사 소재 찬에 대하여」에서 “찬시 중 ‘찬왈(讚曰)’로 된 47 수는 일연의 작품이지만 ‘내유찬왈(乃有讚曰)’ 및 ‘유인진찬운(有人眞讚云)’ 등은 타인의 작품”이라고 주장했고, 하정룡 씨는 『삼국유사 사료비판』에서 “‘내유(乃有)’와 ‘석해운(石海云)’이 붙은 찬은 일연 스님의 작품이 아니고, ‘전후소장사리조(前後所將舍利條)’ 및 ‘원효불기조(元曉不羈條)’의 찬도 일연 스님의 작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상현 교수는 “이 같은 주장은 사료에 대한 정확한 이해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김 교수는 김주한 교수의 “유자(有子)가 붙은 것은 대개 자작이 아니다”라는 주장에 대해 “‘내유찬왈(乃有讚曰)’의 경우 ‘가섭불연좌석조(迦葉佛宴坐石條)’에 있는 찬으로 이는 일연 스님이 황룡사에서 가섭불연좌석을 처음 보고 써 두었던 찬일 가능성이 높다”며 “즉 이 찬은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집필 이전에 써 두었던 시를 『삼국유사』에 인용한 경우로 이런 사례는 『삼국유사』의 곳곳에 발견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하정룡 씨가 ‘원효불기조’에 나오는 ‘원효소상’에 관한 기록에 나오는 찬의 마지막 부분에 ‘회고지(廻顧至)’를 두고 “‘지(至)’를 ‘운(云)’의 오자, 혹은 이체자로 보면 원효불기조의 찬은 ‘회고’라는 승려의 작품일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회고지’는 전후 문장과 상관없이 덧붙여진 연문(衍文)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일 뿐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일연 스님이 분황사를 찾아 직접 보았던 원효소상, 즉 돌아보는 모습의 상을 묘사한 것으로 ‘회고지’는 아무 의미 없는 구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회고’를 인명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또 하정룡 씨가 ‘현유가해화엄조(賢瑜伽海華嚴條)’에 수록된 태현과 법해에 대한 찬에서 법해를 기린 찬 말미에 나오는 ‘석해운(石海云)’을 두고 “‘석해가 말해다’고 해석해 이 부분은 ‘석해’의 찬으로 일연의 찬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석해운’는 ‘우해운(右海云 오른쪽은 법해를 이른 것)’의 잘못된 표기”라고 반박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하나의 항목을 서술하면서 굳이 법해에 대한 찬만을 타인(석해)의 글을 인용할 이유가 없으며, 또 『삼국유사』에 서술하고 있는 법해의 행적에 관한 찬을 석해가 썼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석해라는 인명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 교수는 “『삼국유사』에 수록된 찬시 48수는 모두 일연 스님의 저작인 것이 분명하다”며 “일연 스님은 찬을 통해 본문의 긴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요약, 강조할 뿐 아니라 동시에 문학적인 표현으로 독자의 감동까지도 촉발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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