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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승리에 대한 교훈

기자명 법보신문

전 재 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대표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두었다. 승리하면 생각나는 부처님 말씀이 있다. 쌍윳다니까야 뿐만아니라 빠알리 법구경과 빠뜨나 법구경과 간다리 법구경과 일부 대승불교의 문헌에서도 잘 알려진 말씀이다.

“승리는 원망을 낳고 패한 자는 잠을 못 이루네.
이기고 지는 것을 버리면, 마음 편히 잠을 이루네.”

그런데 이 말씀을 왜 부처님께서 하셨냐면 마가다 국의 왕인 아자따뚜가 꼬쌀라 국의 빠쎄나디 왕과의 전투에서 승리하자, 빠세나디 왕은 패자로서 괴로워하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러한 소식을 듣고 부처님은 위와 같은 시를 읊은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한 자는 원망을 낳고 패한 자는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이기고 지는 것을 벗어버리고 편히 잠을 잔 후에 새로운 내일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승리와 패배는 돌고 도는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후 마가다국과 꼬살라국 사이의 전투가 다시 벌어졌는데 그때는 빠쎄나디왕이 승리해서 아자따뚜왕을 사롭잡고 모든 부대와 전리품을 빼앗고 산 채로 풀어주었다.

그 소식을 듣고 부처님은 ‘죽이는 자는 죽임을 당하고 이기는 자는 패하며, 욕하는 자는 욕을 먹고 화내는 자는 분노를 받네. 행위는 돌고 또 돌아 빼앗긴 사람이 다시 빼앗네.’라고 노래했다.

그래서 이번 선거의 승리자인 한나라당은 아무리 압도적으로 승리했더라도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어 민의가 어디에 있는지 성찰하여야 할 것이고 패배자인 여당은 패배의 굴욕감에 빠져서 한나라당에 보복할 역전의 기회를 붙잡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여당이 추진해온 정책의 실패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차분히 분석해서 보다 개선된 정책운영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승리와 패배는 돌고 도는 법이다. 그러나 진정한 승리는 패배가 있는 승리가 아니고 상대가 있는 승리가 결코 아니라 패배가 없고 상대가 없는 승리이다. 패배가 없고 상대가 없는 승리는 일체에 대한 승리를 말한다. 그래서 부처님은 무패의 승리자라고 부른다.
무패의 승리란 바로 일체의 승리를 말한다. 부처님은 일체에 대한 승리란 여섯 가지 감각의 장에서 승리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것은 바로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에게 승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체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쌍윳따니까야에서 부처님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것이다.

‘시각으로 형상을 보고 그에게 결박의 조건이 되는 악하고 불건전한 기억과 의도가 생겨나지 않는다면, 청각으로 소리를 듣고 그에게 결박의 조건이 되는 악하고 불건전한 기억과 의도가 생겨나지 않는다면, 후각으로 냄새를 맡고 그에게 결박의 조건이 되는 악하고 불건전한 기억과 의도가 생겨나지 않는다면, 미각으로 맛을 맛보고 그에게 결박의 조건이 되는 악하고 불건전한 기억과 의도가 생겨나지 않는다면, 촉각으로 형상을 보고 그에게 결박의 조건이 되는 악하고 불건전한 기억과 의도가 생겨나지 않는다면, 그는 일체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여기서 악하고 불건전한 기억과 의도란 탐진치에 기반한 기억과 의도를 말한다. 우리가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탐진치의 재난을 보지 못하고 다시 탐진치에 사로잡히면, 우리는 악하고 불건전한 죽음의 군대와의 전쟁에서 승리자가 되지 못한다.

일체에서 승리하는 자는 악하고 불건전한 죽음의 군대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자로서 모든 탐진치가 부수어지고 어두운 존재의 다발이 파괴되어 생사를 벗어나는 자이다. 또한 일체에 승리하는 자는 모든 집착을 버려버리고, 갈애를 남김없이 부수고 해탈한 자로서 현명하여 모든 현상에 물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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