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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선법회 ⑪

기자명 법보신문

止 닦아 定 얻고 觀 닦아 慧 얻어야
깨달음 증득…이것이 곧 지관쌍수

깨달음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지관쌍수 즉, 지와 관을 함께 닦아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 의미와 방법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지와 관은 마치 새의 양 날개와 같아서 함께 갖추어져야만 바르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지관쌍수를 다른 말로 정혜쌍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먼저 ‘지’는 번뇌와 망상을 그치게 한다는 의미에서 ‘그칠 지(止)’로 표현한 것이고, ‘관’은 몸과 마음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의미에서 ‘볼 관(觀)’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불교의 수행체계는 크게 나누어서 번뇌망상을 그치게 하는 수행과 실상을 관찰하는 수행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둘을 먼저 닦든지 나중에 닦든지 결국에는 함께 완성되어야만 바르게 수행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지와 관을 정과 혜로 다르게 말하는 이유는 번뇌망상을 그치게 하는 지 수행을 통해서 움직임이 없는 정(定)을 낳게 하고, 실상을 관찰하는 수행을 통해서 지혜(慧)를 낳게 하기 때문입니다. 지를 닦아 정을 얻고 관을 닦아 혜를 얻어야만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므로 지관쌍수 혹은 정혜쌍수라 하는 것입니다.

근본불교에서는 이 지와 관을 사마타와 위빠싸나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인도어로 된 경전을 번역할 때 ‘사마타’를 ‘지’로 번역하고 ‘위빠싸나’를 ‘관’으로 번역했습니다. 그럼 먼저 사마타인 지는 어떤 수행인가? 지는 번뇌와 망상이 그친 경지를 말한다고 했습니다. 중생의 마음은 보고 듣는 경계를 대하건 대하지 않건 항상 일어나 움직입니다. 따라서 수행하는 사람은 일어나고 움직이는 마음을 그쳐 고요하게 합니다.

그런데 끊임없이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은 이게 다 번뇌 망상입니다만 쉽사리 그쳐지질 않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입니다. 마음을 하나로 모으게 하면 잡다한 마음들은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 때 갖가지 번뇌와 망상은 사라지고 오직 하나의 마음만이 유지되어 있는 상태를 흔히 ‘삼매’ 혹은 ‘정’이라고 합니다. 수행에 있어 삼매인 정은 필수적입니다. 물론 삼매로서의 정의 단계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두어야 합니다.

그럼 지는 어떻게 닦는가? 초기 경전에서는 많은 방법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마음을 하나의 주제에만 두고 닦아갑니다. 예컨대 까시나 수행이라고 해서 땅에다 마음을 집중한다든가 물에다 마음을 집중한다든가 허공에다 마음을 집중한다든가 하는 법도 있고, 수념수행이라 해서 부처님의 이름을 계속해서 염한다든가 부처님의 형상을 놓치지 않고 떠올린다든가 존경하는 스님의 이름을 부르고 그 모습을 떠올린다든가 하는 법도 있으며, 하나의 게송을 집중적으로 암송하는 등의 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처님을 떠올리는 수행에 있어 수행인은 먼저 부처님 앞에 앉아 부처님의 얼굴과 몸을 바라보면서 마음으로 새깁니다. 그런 다음 눈으로 본 부처님의 모습을 계속해서 마음에 떠올립니다. 이 때 마음에 부처님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으면 다시 눈을 뜨고 부처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마음에 새겨둡니다. 이렇게 하여 마음에 부처님의 모습이 떠오르게 되면 그 떠오른 부처님의 모습을 지워지지 않도록 합니다.

처음에는 습관적으로 일어났던 번뇌망상의 영향으로 인해 부처님의 모습이 떠올려졌다 할지라도 곧바로 사라지곤 합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집중적으로 부처님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 수행을 쌓다보면 잡다하기 이를 데 없는 갖가지 의식들은 사라지고 오직 마음 가운데 하나의 부처님의 모습만이 마치 눈으로 보고 있는 듯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그 뚜렷한 모습이 모습으로 끝나지 않고 수행자의 마음 가운데 평온과 환희, 충만감 등이 일어납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번뇌와 망상이 가라앉은 수행자의 청정한 마음이 부처님이라고 하는 형상을 통해서 일어나는 하나의 과정으로 집착할 바는 못 됩니다만 수행자는 이 과정을 통해서 번뇌와 망상을 극복하는 효과를 얻게 됩니다. 

유마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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