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에서 건립된 전탑은 주로 무덤 위에 세워졌으며, 이는 중국과는 다른 발해만의 독특한 문화적 특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학봉(方學鳳) 연변대 역사계 교수는 11월 18일 서울 관문사에서 열린 제8회 천태학술대회에서 ‘발해의 탑터’를 발표했다.
방 교수가 조사한 유적 중 발해의 전탑은 정효공주무덤탑, 마적달무덤탑, 영광탑〈사진〉 등 총 세 개다. 그런데 이 세 개의 전탑이 모두 무덤위에 벽돌을 쌓아 만든 전탑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방 교수는 “정효공주무덤탑과 마적달탑은 발해왕실귀족의 무덤과 불탑이 결합돼 세워진 것으로 지궁은 무덤이며 무덤위에 탑을 쌓은 것이 발해전탑의 특징”이라고 주장했다.
방 교수는 또 “발해 사찰의 가람배치를 살펴보면 무덤탑은 산에 있고 근처의 산아래 절간이 있는 특징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탑이 절간 밖으로 배출당하는 것은 중국에서는 수당 중기부터 나타나는 특징”이며 “따라서 발해 무덤탑은 수당중기 이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짐작된다”는 것이 방 교수의 설명이다.
방 교수는 발해 전탑의 독창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즉 “발해의 전탑은 당나라의 전탑기술을 받아들여 쌓은 벽돌탑이지만 발해는 당나라의 전탑기술을 받아들인데 그친 것이 아니라 본국과 본지구, 본민족의 특성에 맞게끔 결합시켜 독특한 발해전탑문화를 창조했다”는 것이다.
방 교수는 “당나라 전탑지궁에는 불경 혹은 사리 아니면 유명한 중의 골회를 안정하고 왕족이나 귀족의 시체는 매장하지 않은 반면 정효공주무덤탑과 마적달탑에는 귀족의 시체를 매장했다”며 “이는 중국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발해만의 독특한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방 교수의 논문은 직접 중국 동북아지역과 북한 지역을 답사하고, 발해의 사지와 탑들을 조사한 보고서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인들의 접근이 어려운 발해지역의 현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자들의 큰 주목을 끌고 있다.
탁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