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제인 숨결 살아있는 1층과 기단부는 후대에 물려줘야”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6.12.26 10:46
  • 댓글 0

미륵사지석탑 자문위원 김삼룡 전 원광대 총장

미륵사지는 백제 古都 익산의 심장
모두 해체하면 후손에 돌만 남겨줘

“1층 탑신과 기단부까지 해체되면 1400년전 백제인들이 지은 미륵사지석탑의 원형은 모두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의 지식과 기술로 미륵사지석탑의 원형을 찾지 못한다는 판단이 선 이상, 석탑의 해체는 현재에서 중단돼야 한다.”

미륵사지석탑 복원 자문위원인 김삼룡 전 원광대 총장은 “미륵사지석탑의 1층과 기단부는 해체하지 말고, 후대인들의 몫으로 물려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차례 공청회와 심포지엄을 통해 여론을 수렴하고 있지만 미륵사지석탑 복원 방향은 사실상 자문위원회에 의해 결정된다. 현재 자문위원회에서는 완전 해체설과 기단부를 살리는 현상 복원설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백제석탑의 원형이 남아있는 기단부를 살려야 한다”는 김 총장의 견해에 대해 현장 전문가들 또한 공감의 뜻을 표시하고 있다.

미륵사지 현장 책임자로 5년간 해체작업을 주도해온 김덕문 연구관은 “30여년간 미륵사지와 익산의 역사를 연구해온 김 총장은 현재 미륵사지석탑의 문제를 가장 잘 간파하고 있는 분이다. 추측에 의한 발굴조사를 막자는 그의 견해는 문화재 전문가로서의 상당히 정확하고 수준 높은 탁견”이라고 말했다.

김삼룡 총장은 1973년 원광대에 마한백제연구소를 설립해 미륵사지 동탑지 발굴을 시작으로 백제 연구에 평생 매진한 미륵사지석탑 연구의 전문가이다.

김 총장이 32년간 소장을 역임한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는 미륵사지 동탑지 발굴을 시작으로, 왕궁리성지, 제석사지, 무왕과 선화공주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쌍릉 등의 발굴을 진행해 익산이 백제 무왕이 설립한 고도임을 증명해왔다.

삼국사기에는 백제 위례성(서울)과 웅진(공주), 사비(부여)만을 백제의 수도로 설명하고 있어 그동안 익산은 백제의 수도에서 배제돼 왔다. 하지만 익산 왕궁리성지에서 왕궁사(王宮寺), 궁사(宮寺), 대관대사(大官大寺), 관궁사(官宮寺), 수도(首都) 등의 명문이 새겨진 기와와 왕이 직접 경영한 정전지, 임금의 변소 및 변기 등이 발견되면서 무왕이 익산으로 수도를 천도한 사실이 구체적으로 입증되었다.

특히 10세기경에 편찬된 중국문헌 『관세음응험기(觀世音應驗記)』에서 “백제 무광왕(무왕)이 지모밀지로 도읍을 옮겨 새로 정사를 경영하고 제석사를 창건했다”는 기록이 발견되면서 김 총장의 익산천도설은 문헌학적 증거까지 얻게 되었다. 더구나 이 문헌에 니오는 제석사는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직접 발굴한 제석사지인 것으로 추정돼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또한 그는 미륵사지 발굴조사를 통해 미륵사지가 3탑 3금당식이라는 독특한 구조로 이루어진 가람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해냈다.

평생을 ‘백제의 고도 익산’을 밝히는 작업에 매진해온 김 총장은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미륵사지석탑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고도 익산’에 대한 연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제 그는 미륵사지에 남은 백제의 흔적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그의 마지막 과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만약 기단부까지 해체해서 별 소득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는 후손들에게 돌밖에 물려주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추측만 갖고 무작정 발굴을 해서는 안된다. 백제시대의 오리지널이 살아있으면 언젠가는 그 속에 담긴 비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