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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16나한이 중국 건너가 500명으로 급증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7.09.12 13:00
  • 댓글 0

② 프린스턴大 혜민 스님의 「나한 연구」

2007 해외 박사논문

“공자, 보살, 스님
불로장생 신선
신들의 친구가
아라한으로 등장”

인도 불교설화에 따르면 붓다는 열반 이후 16명의 제자들에게 미래불인 미륵이 출현하기 전까지 삶의 길이를 늘여서 신심 깊은 불자들을 수호하는 자로 세상에 남으라고 명했다. 이 설화는 인도에서 16나한신앙이 만들어지는 모티브가 되었다.

그런데 7세기경 이 설화가 중국으로 유입되었을 때 나한은 16명에서 500명으로 급증하게 된다. 왜 16명의 부처님 제자들이 중국으로 건너가 500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수로 늘어난 것일까.

2007년 9월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혜민〈사진〉 스님은 중세 동아시아 불교의 독특한 신앙형태로 자리잡은 나한신앙에 주목, 「7세기부터 13세기까지 중국의 아라한 신앙, 설화, 예술, 성지와 의례」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제출했다.

혜민 스님은 “중세 중국에 이 전설이 처음 유입되었을 때 아라한 제자들에 대한 일부분의 이야기만 전달되었고, 결과적으로 중국에서는 중국 성인들의 문화 패러다임에 기초해 아라한에 대한 새로운 아이덴티티기 재창조됐다”고 주장했다. 이 결과 중국에서는 아라한들이 공자의 덕, 신들의 친구, 자비로운 보살, 뛰어난 스님, 장생을 가져다주는 신선, 비와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등장하게 됐다.

결국 중세 중국인들은 16이라는 숫자에 국한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전통 속에 함께 공존해온 여러 신과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을 ‘아라한’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혜민 스님은 불교관련 자료뿐만 아니라 중국의 문학작품, 지도, 야담, 의례집에 나타나는 나한의 모습을 찾아 이를 중국인들의 커다란 종교적 틀 속에서 고찰했다.

이 논문의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2장에서는 아라한의 의미와 아라한과 관련된 전설을 불교경전에 근거해 기술하고 있다.

3장에서는 역사적으로 아라한의 의미지가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초기불교에서의 불교승려의 이미지, 중국에 처음 불교가 유입되었을 때 아라한상을 그렸던 화가들이 바라본 아라한의 이미지, 수나라 이후의 아라한 이미지와 새로운 스타일로 변화하는 아라한의 이미지를 다루고 있다.

4장은 중국에서 새로운 아라한의 탄생 즉 508아라한 즉 오백나한과 팔나한의 기원과 정체성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으며, 5장에서는 송왕조의 아라한상을 ‘닝보’의 그림과 문학작품 속에서 설명하고 있다.

6장은 아라한의 성역, 구체적으로는 천태산을 둘러싼 기억의 축적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초기에 신들의 영토로 여겨지던 천태산에 불교승려들의 전설이 쌓여가는 과정을 4세기부터 11세기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7장은 아라한의 성역이 항주와 절강 지역의 작은 동굴, 절벽, 산 등으로 확대되는 과정을, 8장은 아라한을 부르는 의식이 어떻게 실행되고 발전되는지를 의례집과 문학작품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결국 이 논문은 중국에서 아라한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탐구라고 할 수 있다.

혜민 스님의 논문을 심사한 콜롬비아대 춘팡 유 교수는 “직접 현장을 답사하고 동양의 다양한 문헌을 완벽하게 섭렵한 연구물이자 중국 불교사 연구에 큰 기여를 한 아주 우수한 논문”이라고 격찬했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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