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대사가 호신불로 모셨던 금동불상이 100년 만에 발견됐다. 현재 포항 대성사에 소장된 이 불상은 이번 달 말에 국고보물로 공식 지정될 예정이다.
포항시 북구 용흥동 대성사에서 발견된 이 금동여래좌상은 높이 9.4㎝ 규모의 고려말 조선초 양식의 불상으로, 최근 문화재청과 조계종의 문화재조사작업 도중 불상 내부에서 사명대사의 친필 원장이 발견되면서 사명대사 호신불임이 밝혀졌다.
조계종 문화부 이분희 행정관은 “불상 양식이 사명대사 생전보다 훨씬 앞서 조성된 시기인 것으로 보아 사명대사가 직접 조성한 불상은 아니지만 1913년 조선총독부 도록에도 이 불상이 사명대사 호신불로 명시돼 있다”며 “불상에 발견된 친필 원장으로 볼 때 사명대사가 이 불상을 소지하고 다닌 것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불상은 사명대사가 주석하던 금강산 건봉사 낙산암에 소장돼 있었으나 1900년초 사라진 뒤 1913년 조선총독부가 촬영한 유리 원판 사진으로만 전해져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문화재청과 조계종 문화부가 불교문화재 조사작업을 하던 과정에서 100년만에 발견됐다. 건봉사 낙산암에 소장된 이 불상이 포항 대성사로 전해진 연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포항시는 이 불상이 사명대사 호신불임을 확인한 후 올해 4월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 신청을 했다.
문화재청은 9월 30일 “경북 포항 대성사에 있는 금동여래좌상이 정밀조사 결과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끌었던 사명대사의 원불(願佛)로 확인됐다”면서 이달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정밀조사 결과 이 불상과 원장의 역사적 가치 뿐 아니라 미술사적인 가치도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돼 다음달에 보물로 지정 고시할 예정이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