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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자여, 버마 민주화에 동참을”

기자명 법보신문
  • 사회
  • 입력 2007.10.03 15:05
  • 댓글 0

NLD 조 모아 집행위원 교계에 관심 호소
군부, 승복 벗기고 스님 시신 화장해 은폐

“답답하고 섭섭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스님들은 분명 부처님의 아들들 아닙니까? 어떻게 스님들에게 무력을 행사하고 살해까지 할 수 있습니까? 한국의 스님들도 같은 부처님의 아들들이라면 이런 있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분명하게 미얀마 군부에 항의하고 아픔을 같이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2일 오전 한남동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던 NLD(National League of Democracy, 버마 민족민주동맹) 집행위원 조모아 씨는 분노를 토해냈다. 세계적인 불교국가로 알려진 미얀마에서 어떻게 스님들을 학살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사망한 스님들의 숫자가 2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500명이 넘는 시민 사상자가 발생했고 스님과 시민 3000여 명이 교도소와 수용소에 분산 감금됐다”고 대략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그가 밝힌 미얀마 내부의 사정은 알려진 것보다도 더 심각하다. 미얀마 군정은 시위를 주도한 스님들을 구속한 후 강제로 승복을 벗겨 수용소로 보내고 있고 시내를 통제하면서 스님들이 일체 사원 밖으로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불자들의 공양을 받아 연명하는 남방권의 특성상 공양의식은 굉장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2주간 사원에 대한 불자들의 공양의식도 금지시켜 스님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화 시위에 참가했던 시위대의 학살뿐 아니라 학살이후의 뒷이야기도 충격적이다. 성직자를 학살했다는 국제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군부가 스님들의 시신을 화장하고 있다는 것. 화장이 끝나면 그 잔해는 군대가 다시 회수하고 있어 누가 화장됐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조모아 씨는 “최근 스님 40명의 시신이 정글에서 발견됐다는 정보도 있지만, 스님들과 시민들이 구분되지 않도록 철저히 숨기고 있어 누가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 있는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UN에서 감바리 특사를 미얀마로 파견하자 정부가 학살의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시위가 강제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됩니다. 그러나 조만간 민주화 시위는 다시 불붙을 것입니다. 미얀마의 소식통에 의하면 내부에서는 조용히 시위를 다시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군부에 대항할 무기가 없어 철저히 당했지만 이제는 시민들도 대항할 수 있는 무기를 마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도 불자기 때문에 스님들마저 학살당한 이번 사태를 전해들으며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는 조모아 씨는 “우리가 미얀마 군부에 원하는 것은 세 가지”라며 미얀마 국민들의 요구사항을 밝혔다.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물건값을 내려라 △수감자들을 석방하라 △화해할 수 있도록 대화를 실시하라는 3가지 사항이다.

또 군부정권을 반대하며 ‘미얀마 내 올바른 민주주의 건립’을 위해 주로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NLD의 요구사항은 △학살 중단 △학살자에 대한 책임 추궁 △아웅산 수치 여사의 석방 △정권 이양 등이다.

“시위를 무력으로 탄압하면서 스님들을 대량 학살한 이번 사태는 세계적 불교국가라는 미얀마의 명성을 무너뜨린 사건입니다. 이번 시위는 분명 정치적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스님들에 의한 평화적인 민주시위였습니다. 한국의 불자들에게 바랍니다. 제발 같은 불교국가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에 대해 미얀마 군부에 강력하게 항의해주십시오. 또, 이번 사태에 관심을 가지고 올바르게 결말지어 질 수 있도록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조모아 씨는 “이번 사건이 제대로 해결될 때까지 사람들에게 미얀마 사태의 진상을 알리고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는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며 “청계천과 광화문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사진을 전시하고 전단지를 돌리는 등의 활동을 계속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모아 씨는 현재 ‘미얀마’로 불리고 있는 국가명칭에 대해 “이는 1989년 군부가 정권을 잡은 후 국기 교체와 함께 버마어 발음을 영어식으로 옮겨 국가명을 바꾼 것”이라며 “그전까지 ‘버마’로 잘 사용해 오던 것을 그들이 강제로 바꾼 명칭이기에 ‘미얀마’가 아닌 ‘버마’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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