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눔 실천하니 건강 안 챙겨도 ‘쌩쌩’

기자명 법보신문
  • 복지
  • 입력 2007.11.12 10:17
  • 댓글 0

봉사 6000시간 조 복 행 씨

“봉사는 수행” 말에 감화
연꽃마을 무료급식 14년
독거노인 도시락 조리도

<사진설명>“하루 1시간 봉사하면 하루 젊어진다”는 조복행 씨가 연꽃마을 공양간에서 빈 도시락을 씻고 있다.

시름시름 앓았다. 병명도 모른 채 밥은 넘어가지 않고 입은 바짝 말라갔다. 병원서는 영양실조라고만 했다. 첫 애인 딸아이가 세 살 무렵. 불연을 만났던 그날도 조복행(61·원만성) 씨는 버스를 타고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망연자실 창밖을 보던 그의 눈에 승가사 푯말이 들어왔다.

무작정 벨을 누르고 내려 승가사를 향했다. 걷기도 힘든 그였기에 발은 우뚝 멈추고 말았다. 목탁소리가 들렸다. 소리에 이끌려 찾은 곳은 당시 고산 스님이 머물던 혜림정사. 생활법문 중이던 고산 스님과의 만남은 그가 자원봉사에 눈을 뜬 계기가 됐다.

“스물여섯 젊은 나이에 우울증이 왔었나 봐요. 그런데 부처님 앞에만 서면 그렇게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그러다 절에서 부처님 말씀 배우며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하니 몸이 가뿐해지는 거예요. 아, 인연이 이렇게 닿는구나 싶었죠. 연꽃마을 각현 스님은 봉사와 수행이 둘이 아니라고 가르쳐주셨어요. 시작할 때가 마흔 일곱이었으니 벌써 14년째네요.”

도반이 당시 잠실에 있던 연꽃마을에 가보자 했을 땐 연꽃마을이 마을인 줄 알았다. 그러나 1994년 우연히 송파재가노인복지센터 개원법회 때 독거노인을 돕자는 각현 스님의 법문은 그를 능동적으로 만들었다. 무료급식 봉사에 어떤 지원도 없어 봉사자들과 시장을 전전하며 찬거리를 얻어 조리했다. 가락동 시장에서 연꽃마을 아줌마라고 하면 다들 반겼을 정도다. 여름엔 에어컨도 없는 공양간서 조리할 재료를 씻고 다듬었다. 그렇게 훌쩍 시간을 보내고 나서 연꽃마을이 용인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그도 안양으로 이사를 했고 1시간 30분이 걸리는 거리를 달려와 매일 아침 9시면 용인 연꽃마을에 모습을 드러낸다. 지금도 할아버지, 할머니 50여 명이 점심때면 법당을 찾으니 공양주 보살이 잠깐 자리를 비우면 어김없이 공양간에서 고무장갑을 낀다.

그리고 어제 다듬어 놓은 밑반찬을 조리해 독거노인 40여 명 분의 도시락을 조리한다. 그냥 생활이려니 살았는데 법인사무국 직원이 지난해 6000시간이 넘었다고 알려줬다. 생활처럼 봉사하다보니 잊어버린 지 오래였다. 사실 그는 4년 전 2001년 자원봉사인증제가 시행된 이래 가장 많은 자원봉사시간(4200시간)을 기록했다. 보건복지부가 처음으로 주는 골든 메달도 받았다.

“부끄럽네요. 부처님의 가피로 건강을 되찾아 은혜를 갚는 것뿐인데…. 그리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거든요. 봉사 도반들의 마음은 다 한가지여서 봉사도 즐겁게 하고 있어요. 밥을 맛있게 잡수시는 분들을 보면 언니, 오빠 같아서 더 마음이 짠해요.”

오히려 부끄럽단다. 제대로 된 수행을 해보지 못한 그였다. 그러나 습관을 넘어 생활이 되어버린 봉사와 더불어 매일 새벽기도 역시 생활 자체가 됐다. 거기에 매일 저녁 11시면 『금강경』을 한 번 읽어야 잠이 온다고.

60을 넘긴 나이에도 주름을 찾아볼 수 없던 그. 젊은 봉사자라고 하면 40대가 많은데 그래도 그에겐 딸과 같다. 또 그들과 자주 어울리다보니 같이 젊어지고 행복하다고.
“점점 젊어지는 것 같아요. 하루 1, 2시간만 내면 하루 이틀씩은 젊어지네요.”
 
용인=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