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은 흔히 일본이라는 나라의 틀이 쇼토쿠 태자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일본이라는 나라의 틀, 정신적인 사상의 원류가 쇼토쿠 태자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화 사상은 쇼토쿠 태자 때부터 일본을 상징하는 정신체계로 분류돼왔다. 일본 음식을 화식, 일본과자를 화과자라고 부르는 것도 일본=화라는 전통과 무관치 않다.
지금까지 쇼토쿠 태자의 화사상은 그의 독실한 불교신앙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었다.
그런데 최근 일본 고마자와대 불교학부 이시이 코세이 교수는 “쇼토쿠 태자 헌법 1조는 유교, 그 중에서도 예기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으며, 헌법17조에 흐르는 전반적인 화사상은 효경의 개념과 불교의 화합승 사상이 혼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각불교사상연구원(원장 권기종)이 11월 17일 관문사에서 ‘동아시아 불교의 화(和)사상’을 주제로 개최한 제10회 천태국제학술대회에서 이시이 코세이 교수는 ‘쇼토쿠 태자의 작(作)으로 전하는 헌법17조의 화(和)의 원류’를 발표했다.
이시이 교수는 “쇼토쿠 태자의 헌법 17조 중 제1조 ‘’화를 존중하여 중시해야 한다나 위가 화목해야 아래도 화목하다는 것은 유교경전에 보이는 화와 온화하여 다투지 않는 자세를 의미하는 불교의 용어를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시이 교수는 헌법에서는 악이나 효 등 유교의 중요개념이 결락돼 있고, 유교에서 쓰이는 화와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라며 악과 효 대신에 등장하고 있는 것이 삼보인데 삼보는 나라를 초월한 궁극의 가치로 여겨졌고, 유교의 덕보다 상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삼보에 귀의하느 것에 의해 교화가 진행되고 악이 시정되는 것이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시이 교수는 “헌법의 작자는 제1조에 표시한 유교의 화의 주장과 불교의 화합승 사상
이 당시대 정치상황 주에서 거듭해서 어우러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탁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