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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법정사 무장항일운동 전모 밝힌다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8.10.16 19:15
  • 댓글 0

관음사-본지, 9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 개최
불교사 등 각계 전문학자 참여해 발표·토론
연구사 정리…항일운동 주도세력 규명 기대

 
1918년 당시 법정사 항일운동을 형상화한 제주항일기념관의 디오라마.

1918년 10월 7일 일본 제국주의의 국권 침탈 및 착취에 맞서 제주 법정사 스님과 불자 등 700여 명이 중문 주재소를 공격해 불살랐던 ‘법정사 무장 항일운동’이 올해로 꼭 90주년을 맞은 가운데 이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제주 관음사(주지 원종)와 법보신문은 11월 22일 오후 1시 제주 관음사에서 ‘법정사 항일운동의 재조명’이란 주제로 대규모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불교사, 지방사, 사회사, 문화사 등 각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법정사 항일운동의 전체적인 개괄과 함께 역사적 의미도 함께 돌아보게 될 이번 학술세미나에는 김상영 중앙승가대 교수의 사회로 김광식 부천대 교수, 조성윤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 김창민 전주대 교양학부 교수, 윤봉택 제주도 문화재전문위원 등이 각각 발표한다. 또 토론자로는 박찬식 제주4·3연구소장, 안후상 고창북고등학교 교사(전남대 박사과정), 유철인 제주대 철학과 교수, 제주문화예술재단 문화재연구소 김일우 박사 등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법정사 항일운동은 3.1운동 이전 일제에 항거한 전국 최대 규모의 단일 투쟁일 뿐만 아니라 제주도 최초·최고의 거사라는 측면에서 항일 운동사의 시발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항일운동은 봉기 한 달 전에 이미 구체적인 계획이 공표됐음에도 그 정보가 일제 당국에 누설되지 않을 정도로 민중과 법정사 간의 끈끈한 연계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일제에 무력으로 저항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그러나 김연일, 방동화 스님 등과 700여 명의 불자와 선도교 신도들은 이날 중문주재소를 없애고 일본인 주재소장 및 경찰, 일본인 상인 등을 붙잡았으며, 조선인 구금자를 석방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스님 한 명이 일본경찰의 총에 맞아 부상을 당하자 이에 격분한 주민들이 일본 경찰을 죽이려했고, 이때 불교의 자비정신을 강조한 스님의 만류로 살인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스님과 불자들은 중문주재소를 공격한 뒤 서귀포 지서로 향하던 중 비상연락을 받고 출동한 경찰대와 격돌해 김연일 스님 등 다수가 체포되고 나머지는 도피함에 따라 법정사 봉기는 일단락되고 말았다.

당시 일제는 이 항일무장 운동의 파급성을 두려워해 내란죄를 적용하지는 않았지만 불과 4개월 만에 66명을 검거, 44명을 기소했을 정도로 위기의식을 느낀 것으로 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일제는 법정사 항일운동이 일제에 의해 신흥종교인 보천교를 부각시켜 일부 ‘사이비종교인들에 의한 소란’쯤으로 철저히 왜곡했고, 이러한 인식은 해방 후에도 지속되다가 90년대 초 당시 재판기록문과 수형인 명단이 나오면서 비로소 조직적인 항일운동이었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학술세미나는 법정사 항일운동의 성격과 의의, 그리고 항쟁을 이끌었던 주도세력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존의 연구성과 및 견해들을 꼼꼼히 분석하고 새롭게 정리한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관음사 주지 원종 스님은 “이번 학술세미나는 일제의 치밀한 역사왜곡과 우리의 무관심으로 빛이 바랜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일인 동시에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을 새롭게 조명하는 일”이라며 “이번 학술세미나를 계기로 제주불교의 역사와 정체성을 규명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본지에서는 11월말까지 이번 학술세미나와 관련해 인터뷰, 연구사 검토, 법정사 성역화 사업 현황 등 다양한 내용을 보도할 예정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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