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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 불교미래 있죠”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8.11.17 12:59
  • 댓글 0

관음사·법보신문 공동 세미나 특집
④ 학술세미나 여는 관음사 주지 원종 스님
법정사 항일 운동은 불교사 획 그은 사건
‘성역화’ 외형 넘어서 불교 정신 담아내야

“올해로 90주년을 맞은 법정사 항일운동은 3.1운동 이전 일제에 항거한 전국 최대 규모의 단일 투쟁일 뿐만 아니라 제주도 최초·최대의 거사라는 측면에서 항일 운동사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일제 국권 침탈 및 경제적 착취에 맞서 제주 법정사 스님과 불자들이 주도가 돼 분연히 일어난 주권 운동이자 인권운동인 것입니다.”

제주 법정사 항쟁 90주년을 맞아 ‘제주 법정사 항일 운동의 재조명’이란 주제로 11월 22일 조계종 제23교구본사인 제주 관음사 설법전에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관음사 주지 원종〈사진〉 스님은 “법정사 항일운동은 우리 불교계가 그 정신을 이어받아 계승해야할 고귀한 항쟁”이라며 “이번 학술세미나는 일제의 치밀한 역사왜곡과 우리의 무관심으로 빛이 바랜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일인 동시에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정사 항일운동은 오랫동안 사이비 종교인들에 의한 소란으로 철저히 왜곡됐고, 이러한 인식은 해방 후에도 지속돼 지난 90년대 초까지 이어졌다고 들었습니다. 뒤늦게나마 법정사 항쟁을 조직적인 항일운동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한 것은 당시 재판기록문과 수형인 명단이 발견된 점도 컸지만 유족들을 비롯한 지역주민과 학자들의 애정과 관심이 무엇보다 컸다고 봅니다.”

원종 스님은 불교계가 바로 서고 불자들이 정법으로 향하도록 하는 것은 불교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명확한 역사의식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12월 관음사 주지에 취임한 이후 제주문화를 연구할 수 있는 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불교대학을 체계적이고 질적으로 향상시키려 노력했던 것도 올바른 앎이 올바른 신앙과 수행으로 이어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법정사 항일운동이 조명되지 않고 또 그것을 마음에 새기려는 노력이 없다면 그것은 하나의 사건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역사 속으로 깊이 들어가 당시 민초들이 받았던 억압과 불교인들의 행적을 깊이 돌아보고 자신의 삶과 결부시키려 노력할 때 비로소 90년 전 법정사 항일운동은 호국불교와 대중불교라는 현재적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 것입니다.”

스님은 현재 진행 중인 법정사 항일운동 성역화 사업이 제주인의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바람직한 사업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한편 아쉬움도 털어놓았다.

“성역화 사업이 단순한 보여줌의 차원에서 그친다면 그것은 반쪽짜리 사업일 것입니다. 하드웨어보다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입니다. 소프트웨어에는 정체성을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성역화 사업도 법정사의 정신과 문화의 복원까지 고려될 때 더 큰 가치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원종 스님은 “이번 학술세미나를 계기로 제주불교의 역사와 정체성을 규명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라며 “법정사 항쟁과 관련된 문헌자료집을 발간하는 일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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