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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 스님의 茶담法담]③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

기자명 법보신문

팔정도는 깨달음과 행복의 열쇠

요즘 시중에 인기 있는 서적 중에 ‘쿠션’이라는 책이 있다. 쿠션은 원래 의자나 소파에 기댈 때 사용하거나 의자나 소파의 재료로 사용되는 것으로 앉는 사람이 최대한 편안하게 느끼도록 완충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자극과 반응사이에 어떤 공간이 존재하며 그 공간이 자극과 반응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 공간이 커지면 커질수록 밖으로 표현되거나 내부에 일어나는 반응이 더 정화되어 지고 긍정적인 것이 될 수 있으며 이 공간을 키우기 위해서는 명상이나 기도를 해야 된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을 아주 상세하고 실용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그 과정과 원리는 ‘오온(五蘊)’과 ‘팔정도(八正道)’로 설명된다. 오온은 다섯 무더기라는 뜻인데 현재 나를 구성하고 있는 다섯 가지 집합체 즉 물질, 느낌, 인식, 반응(行), 의식의 무더기를 말한다. 느낌은 감각기관과 감각대상과의 만남을 의미하며 보거나 듣거나 느끼거나 맛보는 것 등이다. 감각과 그 대상이 만나면 의식이 발생하며 의식이 발생할 때 동시에 그 대상이 무엇인지, 그것이 좋아하는 것인지 싫어하는 것인지 등을 알고 그리고 즉각적으로 좋아하는 것에는 집착이, 싫어하는 것에는 화내는 반응 등이 발생한다.

이렇게 느끼고 알고 반응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매순간 잘 알고 있으면 자기 절제도 쉬워지고 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뿐만 아니라 자신의 현재 살아가는 모습을 보다 사실적으로 알게 된다. 또한 자신의 현재 존재가 무수한 관계 속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에 나의 행복은 나와 관계 맺고 있는 모든 존재들의 행복 속에 성취될 수 있음을 더 여실히 깨닫는다.

‘자극과 반응’의 과정을 이해하고 잘 알고 있으려면 ‘자각’기능이 계발되어야 한다. 자각은 현재의 사실적인 나의 상태를 잘 알고 있는 것인데 이 자각기능의 계발을 ‘정념(正念)’이라 한다. 자각한다고 다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자각의 힘과 지속 시간을 키우고 자각하는 대상의 내용과 성질을 파악해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정정(正定), 정정진(正精進), 정견(正見), 정사유(正思惟)의 실천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나를 자각하고 이해하려면 당연히 절제된 생활이 필수적인데 이를 실천하는 길이 정어(正語), 정업(定業), 정명(正命)이다.

팔정도를 실천하게 되면 자각과 자기 절제를 통해 일단 괴로움의 원인을 만들지 않게 된다. 그리고 현재 일어나고 있거나 과거에 일어나 현재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괴로움들을 지혜의 눈으로 파악하여 그 실체가 없음을 알고 그것들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다. 또한 일상생활 속에서는 외부 자극과 경험에 더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정신 차리고 있는 시간이 많아져 더 온전한 삶을 살게 된다. 자각 기능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 그 가치를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계발되지 않으면 기본적인 생존에 필요한 만큼만 활용한다. 그러나 이 자각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하면 왜 이것이 깨달음과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는지를 새삼 깨닫고 감탄스러워 하게 된다.  

지장 스님 서울 대원정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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