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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광 스님의 가피이야기]부처님 유전자를 물려받도록 노력하라

기자명 법보신문

아버지와 어머니의 유전자 따라 아들딸이 태어난다. 부모 자식의 인연은 일만 겁이라 한다. 헤아리기 어려운 세월의 인연이다. 왜 나는 부유한 부모를 만나지 못하고 가난한 부모를 만났을까? 왜 재벌가나 부잣집에 태어나지 못했을까?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그 같은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인연이란 말에 실 사(絲) 변이 들어있듯이 어떤 코드 탓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많이 회자되고 있는 유전자인자 코드와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이다. 남자와 여자의 유전자 코드가 XY, XX 염색체로 다르듯 생명현상에 있어 유전자 코드는 중요하다.

재벌가는 재벌가의 코드가 있고 가난한 집에는 또 나름대로의 코드가 있을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는 자신의 뱃속에 어떤 아들딸이 들어올 것인가 인연에 맡긴다. 어머니 뱃속에 들어가는 아들이 그 아버지와 어머니를 선택하는 것도 인연의 사슬 때문이다. 유전자라고 말하는 어떤 코드와 깊은 연관관계가 있으리라. 부모가 어떤 아들딸이 들어올지 모르는 채로 그 아들딸이 태어나는 도리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바로 그것이 우주를 지배하는 ‘法’이다.

불교에서는 업의 법칙이라 부르지만 사바세계에서는 유전자코드의 만남이라 부를 수 있겠다. 법화경에 나오듯 그 분들께는 죄송스러운 얘기지만 몸과 마음이 고통스러운 사람들의 경우 부처님의 가르침을 비방하며 부처님 말씀을 듣고 보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한다. 그들에게 어떤 유전자 코드의 부정적인 형성이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말과 생각과 행동의 업이 유전자를 만든다. 마음과 유전자의 상호연관관계는 긴밀하다. 반야심경의 가르침대로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다. 마음과 몸이 둘이 아니다.

죽음이 저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이 순간도 저승과 연결돼 있다. 지금 이 순간 이 곳을 떠나면 업 따라 갈 길이 확연히 갈라진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을 바탕으로 한 보이지 않는 유전자 코드가 이미 저 세상과 연결 돼있기 때문이다. 죽음의 그 날까지 그 순간까지 유전자는 계속 진행형이다. 그의 마음 따라 변하는 것이다. 그대는 지금 당장 이 땅을 떠나면 어디로 갈 것인가?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 가운데 미운 마음이 있으면 네 주변에 미운 사람들이 계속 등장하고 네 마음 가운데 성내는 마음이 있으면 싸워야할 대상들이 계속 생겨난다. 반대로 네 마음 가운데 미워하는 마음이 사라지면 미워해야할 대상이 없어지고, 네 마음 가운데 성내는 마음이 없어지면 싸울 대상들이 사라진다. 네 주변 모두는 이렇게 네 마음의 그림자다. 주변이 극락 천당 지옥 아귀로 변하는 것은 모두가 마음의 투영이다” 부처님께서는 심여공화사(心如工畵師)라 마음은 화가와도 같아 주변 모두를 만든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마음이 지옥과 천당을 만든다. 주변 모두가 내 마음의 그림자다. 내 주변 모든 상황은 모두가 나의 내부에 있다. 재벌가에 태어나건 빈한한 가정에 태어나건 모두 지은 바 업 따라 가는 것이다. 그대는 지금 좋은 유전자, 공덕의 유전자, 지혜의 유전자를 만들고 있는가? 부처님께서 도량청정무하예 삼보천룡강차지 라고 얘기하지 않았는가? “부자가 되려면 마음을 잘 써라!” 라고 힘주어 말한다. 모든 미래는 지금 내 마음이 만들고 있다.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내 마음이 그에 합당한 유전자를 만들고 있다. 지금도 진행형이다.

왜 법당에 나오라 하는가? 법을 공부하라 하는가? 왜 기도를 열심히 하라 하는가? 기도는 유전자의 오염을 정화하여 부처님의 32상 80종호의 유전자를 만드는 작업이다. 경전을 공부하지 않고 기도하지 않으면 우리들 모두가 어두워져서 어둠의 자식들이 된다. 일체유심조요 삼계유심(三界唯心)이다! 세상이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들은 모두 아름다운 부처님의 유전자를 물려받도록 노력하고 정진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부처님의 무량가피를 머금은 유전자가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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