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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광 스님의 가피이야기]당신 마음의 레이다가 영원을 감지한다

기자명 법보신문

미물중생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두 무한과 맞닿아 있다. 지구상의 벌의 종류는 10만종. 벌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벌은 특유의 광파측정기를 보유하고 있다. 자외선을 포착해 수십 리 길을 날아 꿀을 채취한다. 나비도 기가 막힌 탐지기를 지니고 있어 당분의 유무를 판정한 후 다리를 뻗는다. 모기 역시 마찬가지. 특수전파탐지기를 잠수시켜 바닷물과 민물을 구분한 뒤 알을 낳는다.

개미에게도 특유의 탐지기가 있어 아무리 먼 곳으로 먹이사냥을 떠났다 하더라도 탐지기를 이용해 정확히 자신의 집을 찾는다. 식물들의 경우도 빛을 감지하는 탐지기가 있어 모두 향일성을 나타낸다. 그뿐 아니다. 소리를 구분하는 탐지기도 있어 클래식과 팝송을 들려주면 성장속도가 빠르고 발로 툭툭 차면서 적개심을 드러내면 점차 시들다 죽어간다. 동식물을 비롯해 모든 생명체들이 특유의 탐지기를 지니고 있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귀는 25사이클로부터 1만 2천 사이클 정도까지의 파장을 체크할 수 있는 고도의 정밀 탐지기다. 모든 생명체들은 하나의 공간속을 살아가면서도 이처럼 저마다 별난 세계를 유지하며 독특한 생활을 펼쳐간다. 피차간에 해악을 끼치지 않으면서 엄정한 조화와 질서를 이루며 살아간다. 이 같은 고차원적인 대우주 대자연의 질서를 부처님께서는 잉불잡란격별성(仍不雜亂隔別成)이라 가르치셨다.

엄정한 조화와 질서 속에 살면서도 참으로 묘한 것은 모든 생물들이 자신이 지니고 있는 탐지기의 한계성 탓으로 그 너머의 세계를 전혀 감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불완전한 감각기관을 지니고 사는 때문에 보이고 들리는 세계만이 모두인 양 착각하며 살아간다. 모든 생물들의 이 같은 한계상황을 불교에서는 업(業, Karma)이라 부른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이 같은 미물중생들의 세계 너머에 무한대한 세계가 있다 가르친다.

무량광(無量光), 무량음(無量音), 무량수(無量壽)를 말씀하셨다. 화엄에 보면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리고 배나무에 배가 열리듯 중생의 업이 저마다 다르기에 사는 세계도 다르다. 대우주와 그 이면의 세계에는 무량한 종족과 중생들이 살고 있다. 보고 듣는 것 너머의 세상이 무량광대함을 알라. 마음이 몸의 결박에서 풀어질 때 광대한 세계에 눈 뜨리라”라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유한의 세계에 살면서 그 너머 무한의 세계와 교신을 하는 길, 그 길이 바로 기도의 길이요 명상 참선의 길이다. 보이지 않는 무한의 세계는 유한의 세계를 품고 있으며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들을 낱낱이 지켜보고 있다. 우리의 생명이 정화되면 얼마든지 그들과의 교신이 가능하다. 우주공간에는 무수한 종류의 전파가 동시에 존재하면서도 서로 간섭하거나 방해하지 않는다. 전적으로 고유한 주파수 때문이다. 기도와 명상을 통해 얼마든 우리의 주파수를 확장시켜 무한대와 만날 수 있다. 수행자들의 경우 마음의 흐름이 달라짐에 따라 몸에서 발사되는 파장이 다르다. 그 같은 사실은 과학을 통해서도 계량되고 있으며 오오라(Aura)측량기를 통해보면 감정의 흐름 따라 몸에서 발산하는 오오라의 빛이 다르다고 가르친다.

우리들의 한 생각은 영원의 세계에 맞닿아 있다.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是無量劫)이기에 한 생각이 영원과 연결돼 있음을 깨달은 사람들은 결코 함부로 살지 않는다. 항시 체크당하고 점검당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할 때 스스로의 마음 순화는 물론 말과 생각과 행동을 항상 고도화 시키는 삶을 살게 된다. 우리 모두를 무한대의 세계로 인도하는 길·무한의 존재로 승화시키는 디딤돌은 바로 기도요 수행이다. 기도와 수행이야말로 무한가피력과 하나 되는 대단히 중대한 우리들의 숙명적 과업이다.

지광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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