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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칼럼] 일본불교 바르게 알자

기자명 법보신문

얼마 전에는 일본을 다녀왔다. 일본 요꼬하마(橫浜)의 입정교성회(立正成會)에서 열린 제12회 한중일불교우호교류회의(韓中日佛敎友好交流會議)가 개최 되었다. 흔히들 이 삼국의 교류를 불교의 황금유대(佛敎の絆)라고 한다.  앞으로 한중일 불교계가 연대하여 이루어야 할 사회적 역할은 참으로 중요하며,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그런데 이에 앞서 먼저 선행되어야 할 일이 있음을 느꼈다. 삼국이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불교를 알고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중국불교에 대해서는 피상적이나마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한국불교에서 사용하는 강원의 교재나 어록 등은 대부분 중국 선지식들의 저술이다. 그렇다보니 중국불교의 역사와 고승들에 대한 이해 및 가르침은 설법의 대상으로 많이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불교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이다. 한국불교인들은 대부분 일본불교를 경시하고,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불교를 전해 준 불교, 대처불교, 장례불교, 법당에서 부적을 파는 불교 정도로만 여기고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일본에도 불교가 있습니까”라고 할 정도이다. 이러한 경향은 불교를 전문으로 하는 불교학자들 중에도 일부 있음을 보고 깜짝 놀랄 때가 많다. 그러나 최근 법보신문의 보도(2009년 10월 7일자 1면)처럼 일본불교에 관심을 갖는 학자들이 늘고 또 이와 관련한 저술이 양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은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다.

한마디로 말해서 일본불교는 생활불교이다. 일본불교가 다소 변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불교가 전 국민의 생활 속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문학의 측면에서 불교학은 학계의 주류에 속하고 있으며, 리더 격으로 평가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초기의 일본불교는 우리나라에서 전해졌다. 그러나 점차적으로 발전하여 일본스님들이 중국에 유학하기도 하였으며, 자체적으로 많은 발전을 가져 왔다. 역사적으로는 수많은 고승을 배출하였고, 그들은 수많은 저술을 남겼으며, 아름다운 불교문화를 낳기도 하였다. 이러한 일본불교의 발전은 일본인의 사유방법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일본문화의 주류를 형성하였다.

그리고 특히 16세기 에도시대(江戶時代)부터는 단가제도(檀家制度)를 만들어 일본의 모든 국민은 반드시 한 사찰에 소속되어 단월이 되어야 하며, 가정에는 반드시 불단(佛壇)을 모시게 하였고, 조상의 묘지는 사찰에 조성하게 하였다.

이후로 일본불교는 국민들의 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게 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1927년에 종교법을 만들어 모든 사원의 재산이 사유화 되는 것을 막았고, 각 종단에 소속되어 오늘날까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은 명치유신 이후에 각 종단의 전통강원을 제도권 안의 교육기관인 대학으로 발전시켰다. 오늘날 불교종립대학만도 54개 정도이고, 전문대학까지 78개 정도가 있으며, 거의 대부분의 사찰에서는 오래전부터 유치원을 설립하여 국민교육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오늘날 일본의 사찰은 약 10만여 곳이고, 승려는 약 2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그리고 불교학의 발전은 이미 일본불교, 중국불교, 산스크리트어, 빨리어, 티베트어 권의 불교도 연구의 막바지에 이르렀으며, 이제 얼마가지 않아서 한국불교도 그들의 영역이 되고 말 것 같아 심히 걱정스럽다. 이미 일본의 각 종립대학에는 한국불교학 전공학자들이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일본불교학 전공학자가 없으니 대단히 우려스럽다. 

보광 스님 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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