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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칼럼] 위기의 푸른 행성

기자명 법보신문

미국에서 출간된 인기 있는 지구과학 텍스트의 하나가 “푸른 행성(The Blue Planet)”이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달에 착륙한 유인 우주선 아폴로에서 바라보면 지구는 회색의 삭막한 달 표면위에 푸른빛깔의 행성으로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지구가 왜 푸른색을 띨까? 그 이유는 하늘이 푸르게 보이는 것과 같다. 태양에서 오는 빛이 대기권의 기체 분자들과 충돌하여 사방으로 흩어지는데 분자들의 크기가 작아 짧은 파장의 푸른빛으로 더 많이 흩어지기 때문이다. 이 아름다운 푸른 행성 지구가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미래의 역사가들이 20세기 과학문명의 가장 위대한 성취의 하나로 지구를 전체적(holistic)으로 보는 과학적 견해를 꼽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즉 지구에서 진행되는 모든 현상들을 대기권, 생물권, 고체지구권, 수권에서 진행하는 현상들의 상호작용으로 이해하려는 견해이다. 불교의 입장에서 이 견해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불교의 연기(緣起)는 모든 현상이 다른 것에 의존하여 발생하고 변화한다고 가르친다. 우주의 모든 현상이 비어있기 때문에 서로 한 덩어리로 연결되어 진행하고 있다. 다만 우리의 눈이 어두워 이를 부분적으로만 인식하고 있을 따름이다.

지구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상을 지구 전체적 현상으로 이해하려는 이러한 견해는 현대문명의 산업사회와 거대한 인구가 지구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데 있다. 그 대표적 예가 바로 지구온난화 문제이다. 미국의 유명한 환경보호론자인 빌 멕키번(Bill McKibben)은 그의 저서 자연의 종말(The End of Nature)에서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지난 수십 년간 인류문명이 지구를 약탈하고 오염시켰지만 과거에는 그러한 공격이 비교적 국지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온실가스와 오존층의 파괴로 도처에서 인류생존의 가장 기본적인 과정마저 변해버렸다. 야외에서 자연 그 자체가 거대한 찜질방 비슷하게 되고 말았다.”

실제로 인류의 숫자와 활동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930년부터 2000년 사이에 지구의 인구는 20억에서 60억으로 3배가 증가하였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하면 30년 후 인류는 80억에 이르리라고 추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류의 에너지 소비는 지난 70년간 10배가 증가했으며 현재 인구 증가율의 두 배로 가파른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이 우리의 아름다운 푸른 행성의 환경을 국지적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급속히 악화시키고 있다.

19세기 초 산업혁명 이후 산림벌채와 화석연료의 소각으로 대기권의 이산화탄소량은 30% 증가했으며 현재는 10년 마다 4%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로 지난 세기에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는 0.7도 상승했다. 앞으로 지구의 온도변화는 인류가 온실가스를 어떻게 감소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전문가들은 금세기에 온도 증가가 1.4도에서 5.8도에 이르리라 전망하고 있다. 최근 영국 기상청은 현재의 지구 온난화 추세를 막지 못하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2060년에서 2100년 사이에 평균 4도 정도 상승하리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지구 도처에서 해수면 상승, 태풍 및 폭풍우의 피해증가, 가뭄에 의한 곡물수확량 감소 등이 예상된다.

12월에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개최되는 UN 기후변화회의를 앞두고 영국 수상 고든 브라운은 근간 뉴스위크지에 “우리는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장문의 기고를 통해 지금 우리가 온실가스 방출을 억제할 적절한 국제공조를 신속히 취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기회는 없고 앞으로 엄청난 환경재앙을 면할 수 없으리라 경고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현명한 대책이 요망된다.

이기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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