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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산사 기도 이야기] 산사 순례로 가장 아름다운 선행 실천

기자명 법보신문

‘108산사 순례기도’는 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행(善行)이며 여행이다. 어머니의 태속에서 태어나 성장하다가 장성하여 늙어 죽는 것, 우리는 이를 두고 사람의 일생(一生)이라 한다. 그러므로 삶은 하나의 여행이다. 부처님과 범인(凡人)의 차이점은 부처님은 생(生)의 여행 중에 깨달음을 얻어 성불을 하셨다는 데에 있다.

지금 우리는 생의 많은 날들 중, 그 여행의 절반을 훨씬 지나고 있으며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이 적지 않게 남아 있다. 누구나가 다 돌이켜 보면, 자신의 삶이 기쁨보다 후회로 점철되어 있음을 실감(實感)하게 된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또 다른 삶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앞으로 남은 6년간의 긴 장정(長程)은 자신과 벌이는 하나의 진실한 약속이며 싸움이라 할 수 있다.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는 것은 하나의 패배이다. 우리회원들은 108염주를 모두 완성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철저하게 지켜야만 한다. 그리하여 108염주를 모두 꿰고 나면 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약속 하나를 지켰음을 알고 스스로 무한 행복을 느낄 것이다.

산사 순례에서 만나는 회원들의 얼굴은 언제나 미소가 가득하고 어린 아이처럼 해 맑은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매달, 공기 좋고 물 좋은 천년 고찰(古刹)에 와 부처님 앞에 백팔 배하며, 지난 한 달간의 잘못 살아온 삶에 대한 참회를 한 뒤 번뇌를 모두 놓아 버리고 가니 어찌 시름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한 달, 한 달 이런 여행을 하다 보면 부처님이 강조하신 중도(中道)와 하심(下心)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다. 여기에 바로 108산사 순례의 지극한 뜻이 서려 있다. 중도란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평상심(平常心)을 뜻하고 하심은 한없는 겸손을 뜻한다. 이런 중도와 하심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은 결코 마음에 탐, 진, 치 삼독이(三毒)이 머물 수가 없다.

종교는 중생의 잘못된 욕망을 확대 재생산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삶의 여행 속에서 새로운 활력을 심어주기 위해 존재한다. 이를 볼 때 산사 순례는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삶의 여행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산사 순례를 하는 순수한 목적이다. 하지만 부처님은 가피를 얻으려고 하면 주지 않는다. 성실하게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무한청정하게 받게 되는 것이 가피이다.

산사 순례를 다니다보면 가족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며 가정에 평화가 깃들어 있음을 알게 된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피이다. 가정의 평화를 깨는 것은 화(禍)다. 화는 건강을 잃게 하는 만병(萬病)의 원인이다. 중도와 하심을 실천하는 사람은 몸속의 화가 결코 생기지 않는다. 108 산사 순례는 생활 속에 지친 마음속의 화를 지우는 여행이라 할 수 있다.

회원들은 순례를 다니고부터 가족들에게 배려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한다. 어떤 보살님은 거의 매일 술을 먹고 들어오는 남편과 싸웠는데 그러다가 보니 몸과 마음이 망신창이가 된 후, 산사 순례를 다니고부터 남편이 가족을 위해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마음속으로 느끼게 되고, 남편의 행동을 이해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남편도 알코올을 끊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보살님은 먼저 자신의 화를 잠재우고 나니 남편도 가정의 진정한 가장으로 되돌아 온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이 내린 작은 가피이다. 말하자면, 제 마음자리, 생각, 행동 등이 한없는 중도와 하심을 실천하게 되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피임을 알아야 한다.

이와 달리, 밖으로 보여 주는 가피만을 인식하는 것은 곤란하다. 산사 순례를 꾸준히 다니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생활도 규칙적이 되고 음식도 가려먹게 되고 남을 위해 선행보시를 하게 되고 남에게 부드러운 말을 하게 된다. 이것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부처님이 내리진 명훈가피이다. 어쩌면 우리는 108산사 염주를 꿰는 순간, 필생에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가피도 받을 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가피는 가족과 나의 건강임을 필히 알아야 한다. 

선묵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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