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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산사 기도 이야기] 산사마다 공양미·기와 시주하며 보현행

기자명 법보신문

올 겨울은 한파(寒波)가 유독 심하고 눈도 많이 내렸다. 하지만 부처님의 가피 때문인지 정작 산사순례 때가 되면 어제까지 내리던 눈도 금방 그치고 날씨도 포근해진다. 많은 인원이 움직이다 보니 아무래도 날씨의 변화가 가장 염려스럽다. 지독한 추위가 밀려오거나, 눈비가 세차게 내리는 날이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러나 순례기도회는 이러한 날씨 속에서도 아랑곳없이 먼 길을 나선다.

순례는 수많은 인연공덕을 쌓는 일이며 하나의 보현행의 실천이다. 그럼, 무엇이 그러한 인연 공덕을 쌓게 하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자. 옛 조사의 말씀에 ‘시주공덕은 천년을 간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산사순례를 하면서 시주를 올리는 공양미 속에는 공덕(功德)이 무궁무진하게 들어 있다. 그런데 부처님이 계신 우리나라에 있는 사찰 108군데에 그 공양미를 모두 다 올린다고 생각한다면 그 시주의 공덕은 과연 얼마나 될까? 또한 우리가 산사 순례에 가서 매달 부처님의 법전(法殿)에 올리는 기와 한 장의 공덕도 지대하다. 더구나 부처님이 계신 우리나라의 모든 전각들 속에 자신이 시주한 기와가 들어 있다는 생각을 해보라. 이보다 더한 기쁨과 공덕은 그 어디에 있겠는가.

부처님께 올리는 시주는 많고 적음에 있는 게 아니라 ‘심념(心念)’을 담고 올려야 그 공덕이 크다. 즉 자신이 가진 ‘마음생각’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생각만으로는 어느 순간에 우주로도 가고 먼 나라에 가기도 하고 혹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기도 한다. 이와 같이 넓을 때는 한없이 바다같이 넓고, 좁으면 바늘조차 꽂을 곳이 없는 것이 바로 사람의 마음이다. 그래서 부처님께 매달 올리는 시주는 생각만으로는 매우 힘들다.
때문에 108산사 순례기도회가 불자들에게 좋은 공덕을 쌓을 기회를 얼마나 주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 회원들은 사찰마다 공양미와 기와를 시주하는 것도 하나의 보현행의 실천임을 알아야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마음은 있고 정작 실천을 하지 않는 것은 진정한 불자라 할 수 없다.

『법화경』 여래수량품에 보면 “보살이 스스로 보살행을 실천하고 스스로 부처의 삶을 살고자 할 때 석가모니는 영원히 존재한다.”는 부처님의 말씀이 있다. 이와 반대로 우리가 보살의 삶을 살지 않고 그러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순례의 의미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 산사순례를 다니면서 자신의 마음과 인격이 변해가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의미도 없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우리 회원들은 108산사 순례를 통해 ‘인식의 대전환’을 이루어 보살의 마음을 가지고 보현행을 반드시 실천해야만 한다.

우리 불자들은 깨달음과 보살행을 너무 멀리서 또한 너무 어렵게 찾으려고만 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미가, 한 장의 기와가 바로 보현행의 실천임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보현행은 바로 내가 행하는 그 보시 속에 들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가끔 불자들은 스님들께 “성불 하세요” 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내가 무슨 성불 하겠는가?” 하고 마음속으로 퉁명스럽게 받을 때가 있다. 하지만 성불을 너무 어렵게 보면 안 된다. 이 말은 바로 내 삶속에서 부처의 삶을 살라는 뜻이다. 만약, 그렇게 산다면 그것이 바로 성불이다. 우리가 108산사 순례를 다니는 것은 바로 내가 누구이며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 제대로 성불하기 위함임을 명심해야 한다.

얼마 전, 고부간에 불화(不和)가 깊었던 회원이 있었다. 그 회원은 시 어머니와의 갈등을 해소 하기위해 고민을 하다가 어느 날 몰래 산사순례기도회에 가입했다고 한다. 독실한 불자였던 시어머니는 처음에는 며느리와 함께 외출하는 것을 꺼려했다가 한 달에 한 번씩 순례를 다니고부터 사이가 매우 좋아졌다. 산사 순례를 다니고부터 그 회원은 시어머니를 이해하게 되고 시어머니도 이해심이 깊어 졌다고 한다. 그래서 산사순례는 누구에게나 정겨운 여행이며 사람의 성격을 따뜻하게 변화시킨다.   

선묵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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