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8산사 기도 이야기] 순례의 본 목적은 기도를 통한 마음 공부

기자명 법보신문

우리가 불교를 배우는 이유는 마음 하나를 알고 마음 관리를 잘하기 위해서다. 마음 하나를 잘 쓰면 ‘극락’일 수 있으며 마음하나 잘못 쓰게 되면 ‘지옥’이 된다. 지금 우리는 미움과 시기, 폭력과 거짓이 난무하는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때에 백팔산사순례 회원들은 모두 불법을 만났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자경문』에 보면 ‘인생난득(人生難得) 불법난봉(佛法難逢)’이란 경구가 있다. 즉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불법을 만나기도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비록 인간의 몸을 받고 태어났으나 불법을 만나지 못해 고통 속에 빠져 있다. 사람들이 고통 속에 헤매는 것은 아직도 정법(正法)의 인연을 제대로 만나지 못해서이다. 요즘같이 많은 종교 속에서 불법을 만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불교를 믿는다고 해서 모두 불법이 아니며 바르게 믿고 가르치는 불법을 만나야 한다.

그러나 우리 백팔 산사순례 회원들은 그 힘든 사람의 몸을 받고 태어났으며 올바른 불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얼마나 귀중한 시간들인가. 순례에 가서 기도를 하다보면 마음은 그지없이 정갈해지고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데에는 기도보다 더 좋은 것도 없으며 자신도 모르게 지은 업들을 참회하고 기도하는 일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부처님조차도 ‘정업(正業)은 난면(難免)’이라 하여 자신이 지은 업을 구제하지 못한다고 하셨다. 세상에서 자신이 지은 업을 구제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 뿐이다. 부모도 형제도 배우자도 대신 할 수가 없다. 그럼 자신이 지은 업을 구제할 방법은 무엇인가? 끊임없이 부처님 앞에서 스스로 참회하고 기도하는 방법뿐이다. 이것이 곧 성불이며 열반이고 깨달음인데 우리 회원들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씩은 반드시 이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부처님 경전을 두고 ‘팔만 사천 법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그 위대하고 엄청난 경전을 다 읽을 수도 없고 다 이해를 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그 방법이 있다. 그것이 무엇일까? 매일 마음속으로 부처님과 보살의 명호(名號)를 외우는 일이다. 백팔 산사 순례를 다니면서 천수경을 끊임없이 독송(讀誦)을 하다보면 팔만 사천 법문의 이치를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이것이 바로 백팔 산사순례의 순수한 목적이다.

중생은 끊임없이 망각하면서 살고 부처는 매일 자신의 마음을 다스린다. 이것이 바로 중생과 부처의 차이이다. 생각 하나가 부처와 중생의 경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이치를 알면서도 어떤 불자들은 법문을 들을 때는 고개를 끄덕 끄덕하다가도 하루만 지나면 까마귀처럼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또다시 중생의 삶으로 돌아가고 만다. 뿐만 아니라 항상 자신이 처한 분수 밖의 것을 구하고 탐하다가 급기야는 회복할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하기도 한다. 그로인해 쉽게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 이는 만병의 근원이 되어 몸까지 망치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오늘 내 주위에 일어나고 있는 기쁘고 슬픈 모든 일들은 자신이 지어서 자신이 받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끊임없이 불교 공부를 하고 산사순례를 나서는 것도 바로 이러한 자신의 모순과 기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불법을 배우는 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가진 모순의 덩어리를 하나씩 걸러내기 위한 수행이다.

자기 안의 모순과 기만을 걷어낸 사람은 언제나 마음이 평온하다. 이런 사람은 남으로부터 항상 당당하고 거침이 없다. 불법을 믿는 사람은 또한 자신에게 당당하고 남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는 지혜를 갖게 한다. 그러므로 백팔 산사 순례는 곧, 자신의 업을 지우고 마음공부를 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선묵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